강남 룸살롱 마담 "안경 쓴 오빠 정진상, 안 쓴 오빠 김용 술접대 받아"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참고인으로 조사했던 서울 강남 룸살롱 마담으로부터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이 대장동 일당한테 술접대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이를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N룸살롱을 2013년부터 운영한 마담 A씨가 작년 10월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A씨는 검찰이 정진상과 김용씨 사진을 보여주자 "안경 쓴 오빠(정진상)와 비슷한 인상착의를 가진 분이 가게에 몇 번 오셨던 것 같다"며 "안경 안 쓰신 오빠(김용)도 가게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2013년 9월 13일 A씨가 남욱 변호사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도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두 사람의 카톡 대화에서 A씨가 '주대 150(만원), 아가씨① 100, 아가씨② 60, 아가씨 ③ 60, 연주 10, 밴드 30' 등의 내역이 나온 것을 전하자, 남 변호사는 또 '2차비 포함?'이라고 물었다. 해당 질문에 A씨는 '난 2차 보내준 거 아니고 식사하러 보낸 거야. 우리는 모르는 거야"라고 답한 내용도 메시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법조인은 "A씨가 성매매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당시 손님들 서빙을 위해 왔다 갔다 하면서 얘기를 들었는데, 찾아온 행색이며 나누는 대화들이 높은 사람들 같았다"면서 "성남시장 얘기도 있었고, (성남)시에서 추진하는 사업 같은 것도 얘기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아울러 2013년 10월 28일 A씨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술값 330만원을 대납해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씨는 '오늘 술 드시고 막 2차 마무리했어요. (모 방송사) OOO 기자, 성남 정 실장, 한 분은 (누군지) 모르겠어요. 술값 결제 승인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A씨는 "언급된 '성남 전 실장'은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 정진상씨를 말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2010년부터 성남 분당구의 S유흥주점을 운영한 업주 B씨는 작년 11월 검찰에 3장짜리 진술서를 냈다고 한다. 해당 가게는 정진상씨 공소장에 뇌물 수수 현장으로 나온 곳이다. 2013년 4월 남 변호사가 술집의 한 룸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9000만원을 건네자, 유 전 본부장이 다시 다른 룸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 전 실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내용이다.

B씨는 진술서에서 "유동규씨가 2010년께 최초로 방문한 이후, 2018년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에는 오지 않았다"며 "유씨는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2014년 6월) 전후에 일주일에 2~3회 정도로 자주 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B씨는 "유씨는 정진상·김용·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와 함께 방문했다"면서 "술값은 유씨가 대부분 현금으로 계산했다. 유씨가 동행하지 않을 땐 김용씨가 제게 '술값은 동규한테 받아라'라고 말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술접대 부분과 관련, 유 전 본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정진상이 유흥주점에서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 마셨는데도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