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박광온·윤관석·이원욱… '친명' 안규백·홍익표 하마평'명심' 향방 주목… 비명계 "원대선거에 이재명 개입하면 폭발"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불거졌던 민주당의 내홍이 잠잠해진 가운데 이번에는 민주당 원내대표선거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후보군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경쟁구도를 형성하면서 계파 간 대결로 치닫는 모습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선거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치러질 전망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는 27일의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마친 뒤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후보군으로는 4선 안규백, 3선 박광온·윤관석·이원욱·홍익표, 재선 김두관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 중 박광온·윤관석·이원욱 의원이 비명계로 꼽힌다. 다른 의원들은 친명 직계로 볼 수 없지만 '범친명'으로 분류된다. 특히 당내에서 친문계이자 친이낙연계 꼽혔던 홍익표 의원은 최근 친명계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은 비명계로부터 '반쪽짜리 쇄신'이라는 비판을 받은 이 대표의 당직개편을 두고 "대표로서는 내려놓을 것은 다 내려놓은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김두관 의원도 "탕평과 통합을 좀 염두에 두고 잘한 당직개편"이라고 평가했다.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은 바뀌지 않았지만 일단 이 대표의 결단을 옹호한 것이다.

    반면 박광온 의원은 비명계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선거에서 2위를 기록해 당내에서 검증된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의원은 아직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당내 의원들과 접촉하며 선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의 행보도 주목을 받는다. '통합 지도부'를 만들겠다고 밝힌 이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거듭 제기해왔다. 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비판하며 '이재명 방탄'에 나선 친명 지도부와 각을 세웠다.

    이 대표의 극단적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은 최근 이 의원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제 분노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온다"고 토로했다. 

    후보들은 모두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정점을 찍은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다음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두관 의원은 "친명, 비명 구별할 것이 아니라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잘 연합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공천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안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차기 원내대표는 총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중도와 외연 확장성을 가진 통합형 사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금명간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 지도부가 어떤 원내대표후보를 밀어줄지도 관건이다. 향후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또 국회에 송부될 경우 이를 방어할 책임이 원내대표에게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당 서열 2위인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 지휘의 한 축을 맡게 된다. 이 대표로서는 자신과 코드가 맞는 원내대표가 들어서야 공천권 행사에도 유리하다.

    그러나 민주당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원내대표선거에 개입해서 누구를 적극적으로 밀기 시작하면 그때는 진짜 폭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뜩이나 반쪽짜리 당직개편으로 이 대표를 향한 불만이 쏟아진 상황에서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 있을 경우 비명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후보 간 단일화 여부도 주목된다. 비명계는 이원욱·박광온, 친명계는 홍익표·김두관 의원이 단일화할 것이라는 견해들이 당내에서 나온다. 결국 '비명 vs 친명' 구도로 원내대표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두관 의원은 당내 지지기반이 부족하다. 이 대표를 밀어 주니까 개딸들이 지지하고 있지만 팬들이 원내대표선거를 하느냐"며 "범명계 후보는 홍익표 의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선거는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속 의원 전원이 각각 지지하는 후보 1명을 적어내 과반이 나올 때까지 후보 숫자를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이번 선거도 콘클라베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