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문진 이사회서 '친민주 성향' 감사 내정자 결정MBC노조 "김환균·민병우·김성환 모두, 감사로 부적절""MBC 주주 정수장학회가 나서서 감사 선임 저지해야"
  • MBC노동조합(제3노조)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진흥회의 MBC 감사 내정자를 결정하는 이사회에 앞서 방문진 총사퇴 및 친언론노조 감사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 MBC노동조합(제3노조)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진흥회의 MBC 감사 내정자를 결정하는 이사회에 앞서 방문진 총사퇴 및 친언론노조 감사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출신에 친민주당 정치 성향으로 알려진 간부를 MBC 차기 감사로 낙점한 것과 관련,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이 "'MBC의 정상화'에 역행하는 '정치적 감사 선임'을 즉시 중단하라"며 방문진의 '알박기 인사' 시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21일 오후 '방문진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파크엠 빌딩 앞에서 '방문진 총사퇴 및, 친언론노조 감사 선임 반대 집회'를 개최한 MBC노조는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이 언론노조 출신 후보를 MBC 감사로 밀어붙일 기세"라며 "이제 막을 방법은 정수장학회의 반대뿐"이라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상법상 감사 선임에서는 3% 이상 주주가 동등한 의결권을 갖는다"며 "정수장학회가 반대하면 최소한 감사 선임 만큼은 방문진이 전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방문진과 정수장학회가 참석하는 정기이사회(면접평가)에서 'MBC 감사 내정자'가 결정되면 추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식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거친다. 임기는 3년.

    최종후보에 오른 김환균 대전MBC 사장이 MBC 감사에 유력한 상황임을 밝힌 MBC노조는 "만약 김환균 사장이 감사로 선임되면 언론노조 MBC본부 핵심 조합원 출신 사장에, 감사마저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이 된다"며 "사실상 경영진 견제가 불가능한 구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MBC노조는 "김환균 후보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으로, 201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정책협약을 체결해 △언론장악방지법 통과 △지역MBC 본사로부터 독립 △지역언론발전법 개정 및 기금 확보 등을 약속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도 정책협약을 통해 △언론개혁 △적폐청산을 약속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종민 정의당 후보, 김창한 민중당 대표와 정책협약을 맺었다"고 되짚은 MBC노조는 "이처럼 김 후보가 정책협약을 맺은 대상의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민주당·정의당·민중당과 같은 좌파 정치인들이었다"고 꼬집었다.

    MBC노조는 김환균 사장과 함께 감사 최종후보로 선정된 나머지 2명에 대해서도 "정치 성향 등으로 볼 때 '공평성'과 '중립성'을 지녀야 하는 MBC 감사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민병우 전 보도본부장은 '도쿄올림픽 자막 참사'와 'MBC 기자의 경찰 사칭 사건' 당시 보도책임자로서 징계를 받아야 함에도 오히려 MBC플레이비라는 자회사 대표로 영전했다"며 "자회사가 보유한 골프장 회원권을 통해 본사 임직원과 수시로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성환 MBC NET 사장은 박성제 전 MBC 사장 때 정책특보를 맡았던 인물로, '박 전 사장과의 학연' '해외연수 골프 모임' 등으로 친분을 쌓아 낙하산 사장이 됐다는 소문에 휩싸였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또 김성환 사장은 MBC NET에서 2022년 2월경 이틀 연속으로 3시간 이상 통일교 행사 생방송을 강행해 시청자 항의를 받은 바 있고, 사내 반대 속에도 2022년 8월경 또다시 통일교 행사를 생방송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사내 노조의 비난 여론에 뜻을 접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방문진이 감사 후보로 압축한 후보들 모두 '자격 미달'이라고 꾸짖은 MBC노조는 "언론노조 출신 경영진이 5년 동안 저질러온 각종 '경영 적폐'가 산적한 상황인데, 어떻게 언론노조 핵심 조합원 출신이 감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며 "즉시 해당 안건을 철회하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방문진에 촉구했다.
  • MBC노동조합(제3노조)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진흥회의 MBC 감사 내정자를 결정하는 이사회에 앞서 방문진 총사퇴 및 친언론노조 감사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 MBC노동조합(제3노조)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진흥회의 MBC 감사 내정자를 결정하는 이사회에 앞서 방문진 총사퇴 및 친언론노조 감사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