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이 의원 평가 부적절"… 개딸 공천 논란에도 선 그어 '이낙연 재등판'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적 없다" 신중한 태도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이동하고 있다.ⓒ서성진 인턴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이동하고 있다.ⓒ서성진 인턴기자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제도 TF' 단장인 비명(비이재명)계 이개호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조기 퇴진할 수 있다는 당내 의견을 두고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15일 언급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당원들이 국회의원의 평가에 참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 동시에, 이 대표가 자신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에 비명계를 향한 공격 자제를 촉구한 것을 두고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평가했다. 

    이개호 "퇴진, 李도 비슷한 취지로 말해"

    이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 "이 대표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은 "내년도 총선 승리가 가장 큰 판단의 기준"이라며 "모든 정치적 입장이나 처신에 있어서 가장 큰 판단의 기준이기 때문에, 그런 (총선 승리의) 측면에서 어떤 것이 유리하냐를 보고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질서 있는 퇴장론'과 관련 "퇴장까지는 직접적인 워딩을 안 했기 때문에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내년도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취지의 추측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질서 있는 퇴장'을 할 경우 이낙연 전 대표가 재등판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이야기한 적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의원은 "본인(이낙연 전 대표)이 이에 대해 어떤 의사나 의도를 전혀 이야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내년도 총선을 이기기 위해서 뭘 하고 싶다는 의도나 의사를 전혀 이야기한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2024 총선 공천제도TF 단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2024 총선 공천제도TF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2024 총선 공천제도TF 단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2024 총선 공천제도TF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개호 "당원의 의원 평가, 부적절해"

    이 의원은 또 당원 평가를 내년 총선 공천에 반영하는 것과 관련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당원들이 모두 샅샅이 알 수 없지 않나"라며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의원을 평가할 때 당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가 당 정치혁신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나왔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정치혁신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무감사 평가항목에 '권리당원 여론조사 20%'를 반영하는 등 당원이 공천에 참여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논란이 일었다.

    당무감사는 국회의원 등 지역위원장의 활동을 평가해 다음 총선에서 누구를 공천할지 결정하는 사전작업을 의미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그런데 혁신위에서 우리 공천제도 TF에 반영을 해 달라는 요청안에는 그 부분이 빠져 있었다"며 "아직 그에 대해서는 논의할 뜻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재명, 개딸 자제 당부… 만시지탄"

    아울러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비명계를 비난하는 개딸을 만나 직접 만류에 나선 것을 두고는 '만시지탄'이라고 탄식했다.

    지난 14일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 위치한 '당원존'에서 당원들과 만나 "우리 안의 동지에 대한 증오심을 최소화하고, 그 총구를 밖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른바 '수박 척결' '비명계 인사 제명·퇴출 청원' 등과 관련 "집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개딸들 사이에서는 비명계를 의미한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끼리 싸우며 자멸하는 길로 갈 수 있다"며 "당 전체, 민주진영 전체에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라며 "이 대표가 조금 일찍 말을 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만시지탄의 감정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의원은 "어쨌든 당은 하나가 돼야 하고, 함께 나아가야 내년 큰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그런 취지의 발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