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남 핑계 하지말고 본인 책임 말하라"이재명, 前 비서실장 발인 날인데… 범국민대회 참석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 모씨의 빈소 찾아 조문을 마친뒤 빈소를 떠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 모씨의 빈소 찾아 조문을 마친뒤 빈소를 떠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지난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고(故) 전형수(64)씨의 발인이 11일 진행됐다. 

    이 대표의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온 전씨는 유서를 통해 이 대표에게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인식은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의료원에서 유족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유족 30여명은 전씨의 영정과 운구를 들고 발인실과 운구 차량까지 이어지는 10m 거리의 통로를 이동하며 흐느꼈다. 이후 고인의 운구 차량과 유족들이 탑승한 버스는 장례식장을 나갔다.

    앞서 전씨는 9일 오후 7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과 유서를 남긴 것을 근거로 전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판단했다.

    전씨가 남긴 6장 분량의 유서에는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자는 없어야지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성남 FC 사건으로 지난해 12월 26일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그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에서 네이버 관계자가 40억원의 불법 후원금을 지원하도록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씨는 유서에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1978년 성남시 9급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해 약 44년간 성남시·경기도에서 근무했다.

    전씨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2018년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당선된 후에는 당선인 비서실장과 초대 도지사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2019년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냈고, 사장 직무대행을 하다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전씨의 사망 다음날인 지난 10일 "(이 대표의 과거) 위법적인 행정 요구가 이런 시간들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닌 가 싶다"고 지적했다.

    유 전 기획본부장은 이날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기 전 "참 안타깝고 비통하다"며 "본인(이 대표)이 책임질 건 책임져야 하는데, 본인은 항상 뒤로 물러나 있으니까 그렇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전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온 유 전 기획본부장은 이 대표를 향해 "제발 남의 핑계 좀 대지 마시고 본인 책임부터 이야기하시라"고 일갈했다. 

    이는 이 대표가 전씨의 사망은 검찰의 강압 수사 때문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것(전씨 사망)이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고 했다.

    이후 이 대표는 같은 날 오후 1시에 빈소를 조문하겠다고 밝혔으나, 유족과의 협의 시간이 지체돼 장례식장 인근에서 7시간 가량 기다린 끝에서야 조문을 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약 20분간 조문한 뒤 오후 8시 5분쯤 장례식장을 나왔다. 다만 그는 조문 전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 대표는 전씨의 조문이 엄수된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해법을 규탄하는 범국민대회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