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보수 심장' 대구서 연설회… 5000명 운집한 현장 열기 '후끈'천하람 "金 개혁 말하는 건 어불성설"… 황교안 "총선 참패할 것"안철수 "金, 대통령 측근에 기대… 민주당에 맞설 수 없어" 맹폭김기현 "집안싸움·내부총질 하는 자리 아냐… 이재명과 싸워 달라"
  • ▲ 국민의힘 김기현(왼쪽부터)·황교안·천하람·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기현(왼쪽부터)·황교안·천하람·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3·8전당대회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당대표후보 및 최고위원후보자들이 28일 대구·경북지역 당심 구애에 나섰다.

    대구·경북지역이 국민의힘에는 '심장'으로 불리는 만큼 후보자들은 이날 대구경북 민심을 대상으로 자신의 정책 비전을 강조하는 한편, 경쟁자들을 향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보수 텃밭' 대구에 5000명 참석… 시작 전부터 열기 '과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대구시 엑스코에서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지난 13일 제주 연설회를 시작으로 이번이 여섯 번째 합동연설회다.

    대구·경북은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83만9569명의 선거인단 중 21.03%(대구 6.72%·경북 14.31%)를 차지할 정도로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이날 5000명의 지지자와 당원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연설회 시작 전부터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연설회 장소인 엑스코 앞에서 김기현 후보 지지자들은 김 후보를 '윤대통령 지킴이' '김기현은 답이다' 등으로 추켜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몇몇 지지자들은 '붉은악마' 머리띠를 쓰고 응원전에 나서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도 '170V 안철수'라고 적힌 야구잠바를 단체로 입고 장구와 징을 치는 등 사물놀이를 통해 안 후보를 응원하며 반격했다.

    강성 우파의 지지를 받는 황교안 후보의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당대표에 황교안이 된다면 부정선거를 밝힐 수 있다' '종북좌파를 잡을 수 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응원전에 나섰다.

    경북지역에서 17·19·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재원 최고위원후보 지지자들에게도 이목이 집중됐다. 이들은 김 후보를 '국민의힘 최종병기'로 추켜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천하람 "연판장 과오 덮자"… 황교안 "당과 대통령 위해 사퇴해야"

    이날 연설회에서는 천하람 후보, 황 후보, 안 후보가 김 후보를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김 후보가 최근 발표되는 당대표 관련 여론조사에서 연일 1위를 차지한 만큼 경쟁 후보들이 집중공세를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천 후보는 "지금 대구·경북 민심은 윤핵관의 권력암투와 이재명의 부도덕보다도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보신주의와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며 "저보고 대구·경북 의원 전원 물갈이를 선언하면 제 지지율이 10%는 오를 것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천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 참석한 김영식·구자근·강대식·김병욱·김승수·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등의 이름을 언급하며 "나경원 의원을 쫓아내고 권력에 줄 서는 연판장에 서명한 과거를 청산하고 저와 함께 대구·경북의 젊은 세대가 좋아할 뉴스거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천 후보는 그러면서 "오늘 저와 함께 대구·경북에 일자리가 돌아오고 젊은 세대가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지는 더 강력한 리쇼어링 법안을 대통령께 촉구하는 연판장을 쓰지 않으시겠나"라며 "오늘의 연판장으로 지난 연판장의 과오를 덮자"고 권했다.

    천 후보는 연설 후 "김 후보가 혁신과 개혁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 대통령 탄핵, 울산 땅 의혹까지…. 이런 분이 당 개혁을 이야기하면 국민이 과연 메신저를 신뢰하겠나"라고 꼬집었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황 후보는 자신이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앞장서서 막았던 과거를 상기시키며 "그 시절 여기 있던 후보들은 과연 무엇을 했는가"라고 물었다.

    황 후보는 이어 "안 후보는 탄핵에 가장 앞장서지 않았는가"라고 "김 후보는 울산시장으로 있으면서 박근혜 퇴진을 최대한 앞당기자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따져 물었다.

    황 후보는 또 '울산 KTX 의혹'을 언급하며 김 후보를 향해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이) 김 후보의 비리를 째깍째깍 흘러가는 총선시계에 맞춰서 시기별로, 내용별로 주도면밀하게 까발리면서 우리 당을 총선 참패의 늪으로 떠밀어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황 후보는 "우리는 민주당에 이런 절호의 기회를 주어서는 절대 안 된다"며 "그래서 제가 김 후보에게 당과 대통령을 위해 사퇴하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의 이 같은 이 발언에 김 후보 지지자들은 곧바로 일어나 "가짜뉴스"라며 반발했다.
  • ▲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철수 "김기현 체제로는 대통령 향한 공세 막을 수 없어"

    안 후보 역시 김 후보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지난 2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청렴하고 혁신적인 비대위원장을 내세울 것이다. 이낙연·김부겸·정세균 누구라도 이재명보다 무서운 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후보는 이어 "그렇다면 누가 민주당의 거물 혁신 비대위원장에게 맞설 수 있겠나"라며 "대통령 측근 정치인들에 기대어 관리형 당대표가 되겠다는 후보가 맞설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의 이 발언은 김 후보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또 "민주당 스스로 이재명 체제를 붕괴시키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공세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김기현 체제로는 대통령을 향한 공세도 막을 수 없고, 김 후보에 대한 공세도 버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렇게 변화된 상황에서도 총선 승리로 윤석열정부를 성공시키고, 대통령을 최후까지 지켜낼 후보가 누구겠나"라며 답은 저 안철수"라고 자신했다.
  •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기현 "민주당 주장 앵무새처럼 따라해" 맹폭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김 후보는 "요즘 전당대회 (분위기를) 보시고 걱정 많으실 줄 안다.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전당대회는 당원 모두가 하나가 되는 잔치다. 집안싸움 하거나 내부총질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어 "근거 없는 가짜뉴스, 비방으로 일관하는 흑색선전 민주당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분들. 이제 그 허무맹랑한 궤변은 그만하시고 그 시간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싸워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울산 KTX 의혹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이 저 김기현이 땅값을 올리기 위해 도로계획을 변경했다고 헛소리를 한다"며 "그 도로계획을 누가 세운 줄 아는가. 저 김기현이를 쫓아내고 선거공작 했던 송철호 시장이 도로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되고 이재명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느데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똘똘 뭉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후보는 이날 함께 자리한 나경원 전 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을 향해 세 명의 후보가 집중공세를 펼치는 국면에서 나 전 의원의 동참으로 지지세를 굳히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후보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개통 ▲반도체·바이오산업 육성 등을 약속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손을 잡고 우리 당을 똘똘 뭉쳐 내년 총선 반드시 압승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