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선임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사실상 각하 전망MBC노조 "法, 재판 열고 싶지 않다는 의사 내비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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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박성제 사장이 차기 사장 최종후보에서 탈락한 직후 성명을 배포한 MBC노조는 "'MBC 대표이사 선임 중지 가처분 소송'을 배당받은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가 사장 선임 및 취임이 다 끝난 이후에 심리를 열기로 했다"며 "법원이 '폭거'를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MBC노조는 "시민평가단 평가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까지 심리기일이 지정되지 않아 법원에 문의하니, 소장을 송부하지도 않고 심리기일도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바로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심리기일 지정 요청서를 작성, 법원에 제출했더니 심리기일을 오는 3월 7일로 지정했다"고 밝힌 공언련은 "3월 7일은 방송문화진흥회가 최종면접에서 사장 후보를 선정하고, 사장 취임까지 끝난 뒤"라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2월 21일까지 사장 선임 절차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가처분 신청서에 분명히 적시하고 공모 일정까지 서증으로 제출했으나, 법원 직원은 '명시적으로 OO일까지 결정해달라고 적지 않았기 때문에 급행으로 분류하지 않았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했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2월 21일 사장 선발이 이뤄지는데 어떻게 3월 7일에 첫 심리기일을 여는 결정을 할 수 있느냐고 항의하자, 법원 직원은 '항의할 일이 아니고 판사들도 원고 측이 제출한 서류들을 공람할 수 있다'며 판사의 뜻에 따라 심리기일을 3월 7일로 잡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사장 선발이 다 끝난 뒤에 재판이 열리면 백이면 백, '소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처리된다고 단정한 MBC노조는 "전자소송으로 소장 내용을 다 볼 수 있는 재판부가 사실상 재판을 열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내비쳤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헌법상 보장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 것"이라고 분개했다.
MBC노조는 "이러한 의혹은 MBC노조의 항의 방문과 이후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더 짙어졌다"며 "지난 13일 오전에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으나 법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소장 송달이 지연돼 17일 오전까지 심리기일이 잡히지 않았고, 기일을 앞당겨 재지정해 줄 것을 촉구했으나, 돌아온 것은 이르면 2월 24일까지 피고의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명령서만 나왔다"고 허탈해 했다.
이에 "최종적으로 2월 24일에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를 정하기 때문에 답변서 제출이 너무 늦어지게 돼 소송 각하 확률이 오히려 높아졌다"며 법원의 처사를 비판한 MBC노조는 "현직 방문진 이사 2명과 MBC 사장 지원자 3명이 함께 낸 가처분 소송조차 이렇게 소홀히 다루는데, 일반 국민들은 법원에 와서 어떤 대접을 받을 것인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고 씁쓸해 했다.
"연합뉴스와 주요 일간지에서 일제히 기사로 다룬 이 사건의 촉박성을 법원에서 몰랐다는 변명도 궁색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한 MBC노조는 "사안이 여기까지 오게 되니 김명수 대법원장과 민변 출신 법조인들이 장악한 사법부에서 국민들의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얼마나 무시되고 침해받는지 착잡하고 찜찜한 기분이 든다"고 성명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