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人 시민평가단, '공정성' 질문 가장 많이 던져안형준·허태정 후보 "가치 판단 실수" "친민주" 인정박성제 후보 "특정당에 우호적이라는 주장은 프레임"MBC 관계자 "'MBC=편향적'이라는 공감대 널리 확산"박성제, '최종 후보'서 탈락… '안형준 vs 허태정' 2파전
  • 박성제 MBC 사장. ⓒ연합뉴스
    ▲ 박성제 MBC 사장. ⓒ연합뉴스
    당초 연임이 유력시됐던 박성제 현 MBC 사장이 최종 후보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지난 18일 박 사장, 안형준 MBC 기획조정본부 메가MBC추진단 부장, 허태정 MBC 시사교양본부 콘텐츠협력센터 국장 등 3명의 사장후보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시민평가단은 안 부장과 허 국장을 최종 결선에 오를 후보로 선택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오는 21일 이사회 최종 면접에서 결선에 오른 2명 중 1명을 차기 사장 적임자로 선택할 예정. 내정자는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MBC 사장으로 확정된다.

    지난 7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박 사장 등 3명을 '1차 합격자'로 압축했을 때만 해도 박 사장의 연임을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일단 박 사장이 지명도에서 타 후보를 월등히 압도하는 데다, '현직 MBC 사장' VS. '국부장급 직원'이라는 대결 구도 역시 박 사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사실상 '내정자'로 평가받던 박 사장이 탈락하고, '들러리'로 치부받던 두 사람이 후보에 오르는 반전이 일어났다.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후보별 경영계획을 듣고 156명의 시민평가단이 후보들에게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MBC 보도의 '공정성' 문제였다. 이때 안 부장과 허 국장은 나란히 MBC 보도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주문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박 사장은 "MBC가 특정 정당에 우호적이라는 주장은 프레임"이라며 편향성 논란 자체가 정치적 공격이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20일 한 MBC 관계자는 "지난 대선 이후부터 MBC 뉴스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공감대가 널리 확산된 데다가, 이번 사장 선임을 앞두고 박 사장이 횡령 및 임금체불 논란에 휘말리고, 사장 지원서에 영업이익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까지 받으면서 시민평가단이 냉정한 평가를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정언론국민연대에 따르면 결선에 오른 2명 모두 언론노조 출신으로, 언론노조 MBC본부장을 역임한 박 사장이 임명한 직원들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이 시민평가단 앞에서 진행한 정책발표에선 박 사장과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막상 MBC 사장이 되면 박 사장의 정파적 '경영철학'을 승계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MBC노동조합(3노조)은 "최종 후보에 오른 두 명은 전임 사장 시절 파업불참 기자들을 작가 업무에 투입시키거나, MBC정상화위원회에서 근무하면서 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한 소환 조사를 했다는 의혹을 안고 있다"며 "이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조합원이 있는지 피해 실태 파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