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TV조선 재승인 부정 개입' 의혹으로 궁지언론 인터뷰서 "사표 안 던질 것"… 자진 사퇴 거부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여권으로부터 '자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나갈 수 없다"며 남은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19년 9월 문 정부의 두 번째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돼 한 차례 연임한 한 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7월까지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나가라고 전방위 압박을 하는 상황에서 (사표를)내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이렇게 잔뜩 걸어놨는데"라며 "어차피 피하려고 한다고 피해질 것도 아니고 마음 편히 먹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금 (사표를) 낸다면 마치 뭔가 (잘못이)있어서 그만두는 것 같지 않겠나?"라면서 "지난해 11월을 전후해서 '내가 기소되는 것이 두려워서 그만둘 것'이라는 지라시가 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표를) 던진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양OO 국장, 두 차례 구속심사 끝에 전격 구속


    한 위원장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코너에 몰린 상황.

    3년 전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특정 심사위원으로 하여금 낮은 점수를 주도록 유도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지난달 31일 방통위 직원인 차OO 과장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공범인 양OO 국장을 지난 1일 구속했다.

    차 과장은 2020년 4월 당시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장으로 근무하면서 TV조선의 최종 평가 점수가 '과락'으로 조작된 사실을 방통위 상임위원에게 보고하지 않고,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 국장은 2020년 3월 당시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으로 근무하면서 TV조선의 최종 평가 점수가 재승인 기준을 넘기자, 심사위원들에게 점수를 낮게 고칠 것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감찰조사팀, EBS·KBS·방문진 감찰

    최근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방통위를 상대로 직접 감찰에 나선 것도 한 위원장의 입지를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문 정부 당시 KBS와 EBS 이사회,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17년 문재인 캠프 '꽃할배 유세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유시춘 전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이 EBS 이사장에 임명돼 'EBS법 위반' 논란을 빚은 사안과, 방통위가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진을 선임하는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감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