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지금 개혁 못하면 모두는 정치사에 큰 죄인 될 것"정진석 "선거제 개편, 정치인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이재명 "대표성과 비례성 보장하고 지역주의 해소해야"
  • ▲ 김진표 국회의장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여야 121명 의원이 동참한 '초당적정치개혁의원모임'(이하 의원모임)이 30일 공식 출범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한목소리로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본격적인 개편 논의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모임 출범식에는 김 의장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어렵사리 뜻을 모은 만큼, 승자독식 극한대립의 정치문화를 반드시 끝내자"고 촉구했다.

    김 의장은 "정치적 유불리를 뛰어넘어 공감대를 만드는 일은 당 지도부도 쉽게 해내지 못할 일"이라며 "오직 초당적 정치개혁에 뜻을 모은 여러분만이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김 의장은 "지금 개혁을 못하면 모두는 정치사에 큰 죄인이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 의장은 "여러분이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개혁하면 정치권을 보는 국민의 눈빛이 달라질 것이고, 국민적 신뢰를 동력으로 개헌에 착수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리라 확신한다"며 "우리는 큰 선거가 없어서 선거 때문에 정치개혁과 개헌에 실패했다고 핑계를 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제가 아는 한 정치개혁을 위해 여야가 선수와 지역과 관계없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갈등을 줄이고 표의 비례성을 높이는 더 나은 제도로 (총선이) 치러지면 국민이 정치권을 신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참석해 김진표 국회의장의 축사를 지켜보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참석해 김진표 국회의장의 축사를 지켜보고 있다.ⓒ이종현 기자
    여야 대표도 선거제도 개편을 비롯한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여야가 한데 뜻을 모아 하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의미 있는 자리라 뜻깊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선거제 권력구조 개편은 정치인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오늘 출범식이 정치개혁과 정치회복의 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한미군사동맹 70주년이다. 지난 70년간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 선진화를 모두 이뤄냈다"며 "전후 70년을 총결산하고 새 70년을 맞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첫 과제는 정치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국가 발전과 국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정치를 만드는 길은 국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투표의 비례성 및 등가성을 강조하며 정치개혁을 통해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는 "대표성과 비례성이 제대로 보장되고 지역주의가 해소되는 제대로 된 정치체제를 만드는 일은 정치인의 중요한 책무"라고 언급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정치개혁에 힘을 보태는 한편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승자독식의 폐해를 인식하고 비례성·대표성·다양성이라는 원칙만 합의한다면 길을 열지 못할 것도 없다"며 "협치를 요청하는 정치가 아니라 협치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어 "그간 정치제도는 우리 의원 의지와 달리 갈등을 조절하고 협치를 통해 성과를 내야 할 국회를 반목과 혐오, 정쟁으로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정미 대표는 "상대 정당을 짓밟아야 할 적이 아닌 언제든지 국민의 국익을 위해 협력할 파트너로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를 만들자"며 "'초당적'이라는 세 개의 글자가 1년 내내 앞으로 남은 21대 국회를 이끌어가는 키워드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여야는 의원모임을 통해 선거제도 개편 등 정치개혁을 두고 논의해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의원모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은 이날 오후 기준 121명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선거제도 개편 방안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했다. 

    이어 김 의장도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3월까지는 선거법 개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개편 의지를 밝히며 윤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중대선거구제는 현행 1개 선거구에서 1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와 달리 2명 이상 선출하는 제도로, 선거구에 따라 3~4위 득표자도 대표자로 선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역주의를 완화하고 소수정당의 정치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