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진술 거부·묵비권 없이 조사 임해… 뇌물공여·증거인멸교사·대북 송금 혐의는 '인정'검찰, 계열사 간 자금거래 과정 및 비자금 조성 여부 수사… 기소 전까지 각종 혐의 입증 예정
  • ▲ 8개월의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압송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 각종 비리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정상윤 기자
    ▲ 8개월의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압송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 각종 비리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정상윤 기자
    검찰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된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에 대한 고강도 수사가 설 연휴에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연휴 첫날인 지난 21일 수원구치소에 수감된 김 전 회장을 불러 계열사 간 자금 거래 과정과 비자금 조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 전 회장은 4500억 원 상당의 배임 및 횡령, 200억 원 전환사채 허위 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640만 달러 대북송금 의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3억 원대 뇌물공여 의혹, 임직원들 PC 교체 등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수원지법은 지난 20일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횡령·배임·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강력 부인'…일부 혐의만 인정

    김 전 회장은 현재까지 진술을 거부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조사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와 증거인멸교사, 대북 송금 등 일부 혐의는 인정하고 있으나, 나머지 횡령과 배임 혐의 등은 강력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계열사 간 필요에 따라 돈을 빌려주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 절차나 법리상 잘못된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특정한 목적을 위해 돈을 빼돌린 것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되지 않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들여다보며 나흘간의 설 연휴 동안 김 전 회장에 대해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5월 해외 도피했던 김 전 회장은 8개월 만인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붙잡혔다.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도 함께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이틀 만인 지난 12일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고, 일주일 만인 지난 17일 오전 8시 20분쯤 입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