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유승민' 응답자 중 56%가 "결선서 나경원 지지"… "김기현 지지"는 21%'나경원·대통령실 충돌' 양상에… 조직력 영향 현역의원 50여 명 "나경원 사과" 요구홍준표 "검증 과정서 건물 투기 문제" 비판… 김태흠 충남지사도 "장돌뱅이냐" 비판친민주 커뮤니티에선 도리어 나경원 응원… "이재명 vs 나경원 총선 200석 가즈아"
  • ▲ 나경원 전 의원.ⓒ이종현 기자
    ▲ 나경원 전 의원.ⓒ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3·8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실과 정면충돌한 나경원 전 의원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당 소속 현역의원들이 나 전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집단행동에 나서며 당권 도전에 가장 중요한 원내 입지가 흔들리고, 유승민 전 의원 지지층이 나 전 의원에게 쏠리며 출마 선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대표 유승민 지지층, 나경원 택해

    여론조사업체 KOPRA(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뉴데일리·NGO저널 의뢰로 지난 16~17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02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979명을 대상으로 김기현 의원과 나 전 의원 간 결선 가상대결을 물은 결과 김 의원은 51%, 나 전 의원은 39%를 기록했다.

    특히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김기현 21%, 나경원 56% 지지율을 기록했다.

    유 전 의원은 대표적 비윤계 후보로 꼽힌다.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것을 본의와 다르게 결정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직접 반박하는 상황에서 윤심과 거리가 먼 지지층을 흡수하는 모양새다.

    일각의 불출마 기대를 무시한 채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을 비판하며 친윤주자로 출마 채비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지지 기자회견 도운 현역의원도 돌아서

    17일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초선의원 50명이 나 전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집단행동을 한 데 이어 나 전 의원이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재선의원들까지 공개 비토에 나서기로 하면서 당내 입지도 쪼그라들었다. 나 전 의원을 지지하는 청년단체의 국회 기자회견을 도운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도 비판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당대표는 당원 100% 투표로 선출한다. 각 지역 당원을 관리하는 당협위원장을 맡은 현역의원 대부분이 나 전 의원에게 등을 돌린 만큼 당원들의 표심 얻기도 역부족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 곁에는 정양석·박종희 등 '전직' 의원들만 머물고 있다.

    나 전 의원은 18일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당권 도전 뜻은 변함이 없느냐' '대통령실 반박에 따른 견해는 없느냐', '출마 선언은 여전히 설 전으로 알면 되느냐'는 등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간 수도권 출신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대통령실의 견해 발표와 관련해 "사안에 대해 나름대로 정확히 알리는 의도로 한 것 같다"고 힘을 보탰다.

    김기현 의원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책임 있는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던 분답게 책임 있는 결정을 할 것이라 본다"며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에둘러 권유했다.

    "맛있는 떡 보인다고 내팽개치는 사람을 어찌 당대표로"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나 전 의원 비판에 동참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 장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냐"며 "장관급 직을 맡은 지 두세 달 만에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당대표로 출마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어 "손에 든 떡보다 맛있는 떡이 보인다고 내팽개치는 사람을 어찌 당대표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가볍게 행동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7일 페이스북에 "들리는 말로는 (장관) 검증 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홍 시장이 언급한 건물 투기 문제는 서울 중구 신당동 소재 빌딩에 관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4월22일 남편과 공동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신당동 소재 빌딩을 59억5000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4월 54억7500만원에 매입해 1년 만에 건물을 팔면서 대선 승리 후 장관으로 입각하기 위해 처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2004년 다른 신당동 건물을 17억원가량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0년 1월 30억원에 매각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건물을 보유했던 시기인 2008년 총선에서 신당동이 속한 중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나 전 의원은 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 토지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비리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당시 "해당 토지는 배우자가 결혼하기 이전인 1988년 6월에 취득한 것"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자들을 명예훼손죄로 고발조치하겠다고 반박한 바 있다.

    나 전 의원의 당내 입지가 줄어들자 친(親)민주당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응원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나경원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경원 국힘 당대표 가즈아 이재명 vs 나경원. 총선 200석 가즈아"라고 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RDD 100% 자동응답전화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6%다. 국민의힘 지지층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