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배 시의원, 11일 기자회견 개최… TBS 대한 서울시 감사 결과 발표市 감사위, TBS에 기관·기관장 경고… "재난방송 지연, 매뉴얼 부실 이행"이종배 "TBS 및 김어준, 시민 안전 외면"… TBS "라디오 특성 무시" 반발
  • ▲ TBS교통방송 전경. ⓒ뉴데일리DB
    ▲ TBS교통방송 전경. ⓒ뉴데일리DB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지난해 8월 서울 전역에 발생한 '기록적 폭우'와 관련, 재난방송을 소홀히 했다며 TBS에 기관 경고를, 이강택 당시 TBS 대표이사에게는 기관장 경고 처분을 내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요청한 재난방송을 제때 하지 않고, 재난방송 매뉴얼도 제대로 관리·운영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종배 서울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11일 오전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시 감사위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이 시의원은 지난해 8월17일 "서울시에 100년 만에 발생한 끔찍한 비상사태에도 TBS는 재난방송을 제대로 하지 않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그대로 방송하는 등 서울시 방송사로서 책임을 다 하지 않았다"며 시에 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서울시 감사위는 TBS 감사를 마치고 지난해 11월30일 감사 결과를 TBS에 통보했다. 이후 감사위는 TBS가 약 한 달 동안 주어진 재심 신청 기한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자, 감사 결과를 확정하고 이달 3일 이 시의원에 보고했다.

    서울시 감사위 "TBS, 재난방송 지연 및 매뉴얼 미이행" 

    이 시의원이 공개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TBS는 폭우가 내린 지난해 8월 8∼11일 방통위가 요청한 재난방송 40건 중 23건(57.5%)을 5분 이상 늦게 송출했다. 

    감사위는 같은 기간 모든 방송사 중 TBS의 지연 건수가 가장 많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4개 지상파는 5분 이상 지연이 없었고, 4개 종합편성채널은 52건 중 8∼17건(15.3∼32.6%)을 지연 송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사위는 TBS가 재난방송 매뉴얼 상 단계별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지난해 8월 8일 최초 재난이 발생했을 당시 TBS는 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취재기자를 배치하지 않았으며, 호우경보가 발령된 지 3시간 뒤에야 뒤늦게 재난방송을 했다고 감사위는 지적했다.

    취재기자→팀장→본부장→대표이사로 이어지는 보고체계 의무도 지키지 않았으며, 매뉴얼과 달리 재난방송 단계를 총 9회 하향했고 서울시의 재난 3단계 발령 기간인 10일 오전 1∼5시에 호우특집방송을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또 감사위는 당시 TBS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의 경우, 8월10일에 서울 주요 도로 통제 구간 14곳과 청취자 제보·문의 7건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안내하지 않아 시민 불편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 ▲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전경. ⓒ뉴데일리DB
    TBS "재난방송 즉각 고지 어려운 '라디오' 특성 외면"

    이에 감사위는 이강택 전 TBS 대표이사에 대해 "재난방송 업무를 총괄하는 최종 책임자로서 대표이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않았다. 대표이사 부재로 지휘체계 공백이 발생해 재난방송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며 TBS에 기관 경고, 이 전 대표에 기관장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 이 시의원은 "TBS는 시민의 안전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재난방송을 했었어야 했음에도, 김어준 씨는 정부 비난에 열을 올리고 정작 시민의 안전과 불편함을 외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김씨가 3년 6개월 후에 TBS로 돌아오겠다고 한 것은 서울시민에 대한 모욕이자 도전이다. 성찰은 못 할망정 다시 돌아오겠다는 발상을 보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TBS 측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라디오는 TV와 달리 '자막' 고지가 불가능하며, 음악이 나가거나 사전에 녹음된 방송을 트는 경우 재난방송 고지를 즉각적으로 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다"며 "라디오 방송사의 매체 특성을 외면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TBS는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집중호우가 발생했던 지난해 8월 8~9일 TBS와 비슷한 규모의 라디오 방송사 10개의 평균 지연 시간은 23분 52초를 기록하고 있다"며 "지상파 TV 4사와 종편채널 4사의 재난방송 지연 시간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함으로써 TBS가 가장 문제인 것처럼 발표했다. 이에 TBS는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