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형사사법절차 믿고 살아가는 국민에 공포감과 분노 유발"전주환 "죄송하다. 뉘우치겠다. 반성하겠다. 속죄하며 살겠다"
  • ▲ 신당역에서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이 2022년 9월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얼굴이 공개됐다. ⓒ뉴데일리DB
    ▲ 신당역에서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이 2022년 9월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얼굴이 공개됐다. ⓒ뉴데일리DB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전주환(32)에게 검찰이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 박정길·박정제·박사랑)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의 1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 측은 "피해자의 목숨을 빼앗고, 유족에게 상처와 고통을 줬을 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절차를 믿고 성실히 살아가는 국민에게도 언제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과 분노를 느끼게 했다"며 "피고로부터 참회를 찾을 수 없고, 향후 교화 의지도 없다고 판단한다"며 재판부에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검찰 측은 전주환이 확고한 자기 의지로 범행을 저질렀고, 심지어 범행 직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휴대전화로 웹툰을 보기도 했다며 "피고는 범행 당시에도 감정적 동요 없이 냉담했고, 지금도 오로지 본인 입장과 안위만 걱정한다"고 사건의 잔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검사가 범행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묘사할 때 법정 방청객석 맨 뒷자리에 앉은 피해자 유족들은 조용히 흐느꼈다.

    전주환 측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잘못된 생각으로 범행에 이른 건 맞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봤을 때 피고가 장래 재범에 이를 가능성이 낮고, 동종 전과가 없고, 우울증을 겪으며 심리 상담을 받던 2020년 전에는 폭력성향 범죄로 수사받거나 처벌받은 기록이 없는 점 등을 봤을 때 피고가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가능성이 없는 점"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장기간 징역형 선고만으로도 재범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기회를 부탁한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구했다.

    이후 전주환의 최종변론이 이어졌다. 전주환은 한숨을 한 차례 내쉬며 준비한 종이를 펼쳐 읊기 시작했다.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지르고 여기에 서 있다"며 "먼저 피해자와 유족께 대단히 죄송스럽다는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환은 "정말 잘못했다. 제가 한 모든 행동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지기 위해 앞으로 주어진 남은 날 동안 끊임없이 뉘우치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했다.

    전주환은 지난해 9월14일 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이 스토킹하던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앞서 피해자 신고로 스토킹 및 불법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선고를 하루 앞두고 보복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 1심 선고공판은 2월7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