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대 차출설에… 尹 "너무 이르지 않은가" 선 그어유승민 주춤, 김기현 급부상… 나경원 출마 여부에 관심
  •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두 달여 남은 가운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행보에 여권이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장관 차출설을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친윤계 대항마 자리를 노리던 유승민 전 의원이 하락세를 보이면서다.

    당권주자 간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김기현-나경원 연대 재점화에 따라 전당대회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尹 대통령 "한동훈 당대표? 너무 이르지 않은가"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한 장관 차출설과 관련 "당대표는 너무 이르지 않은가. 한 장관과 업무문제로 통화할 때 '당대표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거냐' 물었더니 그냥 웃더라"고 밝혔다.

    그간 독보적인 당권주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권영세·원희룡·한동훈 장관의 전당대회 차출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권 장관은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혔으나 자신의 지역구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등으로 주춤하고, 원 장관과 한 장관은 공개적으로 장관직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까지 인력 투입에 확실한 선을 그으며 구도는 현재 거론되는 주자들 간 싸움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당권주자는 원내에서 김기현·안철수·윤상현·권성동·조경태 의원과 원외에서 나 부위원장, 유 전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강신업 전 '건사랑' 회장 등이다.

    그간 당권구도는 나 부위원장, 안 의원, 유 전 의원의 3강 싸움일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으나, 최근 유 전 의원이 주춤하고 친윤계 핵심 4인방 중 한 명인 장제원 의원과 사실상 연대 중인 김기현 의원이 약진하면서 대진표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당원투표 100%를 반영해 당대표를 선출하는 만큼 당과 대통령실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2024년 총선 승리 후 윤석열정부의 성공으로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목소리가 늘어나면서다. 당내에서는 사실상 '나경원·안철수·김기현 3파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KOPRA(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뉴데일리·NGO저널 의뢰로 지난해 12월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 중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나 부위원장이 28%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김 의원 18%, 유 전 의원 18%, 안 의원 13%, 권 의원 6%, 윤 의원 2% 순이었다. '기타' 9%, '없음' 3%, '잘 모름' 2%였다. '국민의힘 당대표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국민의힘 지지자 54%가 유 전 의원이라고 답했다.

    나경원 출마 간 보지만 與 내부서 연대설 불씨

    이런 상황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나 부위원장의 행보가 전당대회 판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나 부위원장은 1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인기가 없어도 추진한다고 한 노동·교육·연금개혁을 이뤄야 한다"며 "새해에는 구조개혁의 원년이 돼야 할 텐데, 그러려면 든든한 여당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지난해 11월24일 열린 김 의원 주도 모임에 나 부위원장이 연사로 나서며 연대설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접점 없이 눈치싸움을 하며 냉랭한 시간이 흘렀고, 이제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다만 한 수도권 국민의힘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아직 후보들 간 연대 이야기가 나오기에는 성급한 느낌이 든다"며 "적극적으로 그렇게(연대) 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분위기가 흘러가면서 될 것 같다. (나 부위원장은) 여론조사가 (1위로) 뜨니 고심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여지를 남겼다.

    TK(대구·경북) 지역 출신 한 국민의힘 의원도 통화에서 "아직 출마선언도 안 한 주자들이 있다"면서도 "안철수 의원도 TK에서 크게 거론되지 않고, 인지도는 나경원 부위원장이 좀 있으나 요즘에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이후 김 의원 이기가 많이 나오기는 한다"고 언급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자동응답전화 조사(무선 RDD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최종 응답률은 1.8%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