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팀 일원이라던 신현영… DMAT 출동 명단에 이름 없어신현영, DMAT 팀원에게만 발급하는 현장 출입증 목에 걸고 사진신현영 SNS 게시된 구조활동 사진은 치과의사 남편이 찍어줘신현영, 15분 머물다 장관차 타고 사라져…시민단체, 경찰에 고발
  • 10월30일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에 방문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현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10월30일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에 방문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현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 현장에 명지병원 닥터카를 타고 나타났다가 15분간 머무르다 보건복지부장관 관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당시 명지병원 의료진 명단에 신 의원 부부가 포함되지 않았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특히 신 의원이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 닥터카를 직접 불러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이동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DMAT는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3~4명의 전문인력이 한 팀으로 구성돼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재난상황에서 응급처치 및 중증·경증 환자 분류, 환자 이송 등의 역할을 한다.

    본지가 국민의힘 소속 이종성의원실을 통해 21일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30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된 명지병원 의료진 명단에 신 의원 부부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신 의원은 가정의학 전문의, 남편은 치과의사다. 

    신 의원은 지난 19일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회의원 자격이 아닌 응급의료팀의 일원으로서, 의사로서 가야 현장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의원 부부 이름은 당시 DMAT 명단과 응급의료팀 출동 명단에 없었다.

    이처럼 응급의료팀 소속이 아니었던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당일 명지병원 측에 직접 연락해 현장에 함께 가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 의원과 남편은 DMAT 닥터카를 타고 지난 10월30일 오전 1시45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신 의원 측은 "치과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남편도 동행했다"고 주장했다. 신현영의원실은 20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재난 현장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구강외과 전문의인 신 의원의 배우자는 현장에 의료적 도움을 주고자 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의원 부부가 이태원 참사 현장에 머무른 시간은 단 15분에 불과했고, 이 시간 동안 신 의원은 6장의 사진을 남겼다.

    신 의원은 같은 날 오전 해당 사진들을 "긴박했던 현장 상황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글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중 신 의원이 구조활동을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은 신 의원 남편이 찍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진 속 신 의원이 DMAT 팀원에게만 발급하는 현장 출입증을 목에 걸고 있어 재난응급의료비상대응 매뉴얼 위반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건복지부(복지부)의 재난응급의료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재난의료 책임자는 통제단장이 발급한 재난 현장 출입증을 미리 발급 받아 보관하고, DMAT 출동 요청이 있는 경우 DMAT 요원에게 파견 명령과 함께 재난 현장 출입증을 지급한다.

    출동 명령을 받은 DMAT 요원은 재난 현장 출입증을 소지하고, 재난 현장에 출동해 현장 응급의료 지원 업무를 수행한다.

    신 의원은 이날 오전 2시쯤 현장에 있던 조규홍 복지부장관 관용차를 타고 조 장관과 함께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동했고, 신 의원의 남편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의원은 닥터카에 탑승해 의료진의 현장 도착을 지연시켰다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 20일 이태원참사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직에서 사퇴했다.

    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로 인해 10·29 이태원 국정조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저의 합류로 인해 재난 대응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월30일 0시15분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출발한 명지병원 닥터카는 서울 시내에서 신 의원 부부를 태운 뒤 54분 만인 이날 오전 1시45분쯤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

    이는 당시 참사 현장으로 출동한 수도권 14개 대학병원 DMAT 중 가장 긴 출동소요시간으로, 명지병원 DMAT가 신 의원 부부를 태워 가느라 내비게이션 추천 최단거리(24.8㎞)를 넘는 거리를 우회해 20~30분가량 더 소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21일 신 의원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도 20일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신 의원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복지부는 20일 신 의원이 명지병원 DMAT 닥터카에 탑승해 재난 대응을 지연시켰다는 의혹과 관련,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복지부는 조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특별감사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은 신 의원이 국조특위 위원에서 사퇴함에 따라 소방공무원 출신인 오영환 의원을 보임했다고 20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