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논길 아닌 앤틱가구거리 따라 걸어서 귀가… "정신없어 잘못 해명"귀가 후 현장점검 없이 자택에서 머물다 주민 신고 받고 참사 인지
  •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귀갓길에 사건 현장 인근 거리를 현장점검했다고 주장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폐쇄회로(CCTV)가 공개되자 최초 해명을 번복했다.

    박 구청장 측은 "당시 많은 일이 있었고, 기억에 혼선이 있어 잘못 설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오전 경남 의령군을 방문했다 같은날 오후 8시 20분쯤 관내로 복귀했다.

    박 구청장은 '외빈차고' 일대에서 차에서 내린 뒤 '앤틱가구거리'를 따라 걸어서 집으로 복귀했다.

    이는 당초 박 구청장의 설명과는 다른 동선이다. 박 구청장 측은 사건 발생 직후 박 구청장의 동선에 대해 의령군에서 복귀한 뒤 이태원 메인 거리 인근인 퀴논길에서 현장을 둘러본 뒤 별다른 문제가 없어 귀가했다고 밝혔다. 또 귀가 이후 오후 9시 30분께 한번 더 퀴논 거리 일대를 살폈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 구청장 자택 인근 CCTV 공개 등으로 실제 동선과 박 구청장의 해명이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언론에 공개된 박 구청장 자택 인근 CCTV 화면에는 두번째 현장점검을 나왔다고 주장한 오후 9시 30분쯤에 박 구청장의 모습은 잡히지 않았다. 오후 8시 20분쯤 귀가한 뒤, 참사 발생 후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박 구청장 측은 구체적인 증거를 비롯해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초기 해명을 번복했다. 

    박 구청장 측은 퀴논거리가 아닌 앤틱가구거리 인근에 내려 귀가했고, 귀가 이후 주민으로부터 사고 발생 사실을 문자로 제보받기 전까지 집에서 머물렀다고 해명했다.

    번복한 해명에 의하면 박 구청장의 귀가 동선에 퀴논거리는 포함되지 않는다.

    또 차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은 참사 당일 인파가 몰리지 않았던 지역인 만큼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이태원 거리의 인파 밀집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박 구청장 측 관계자는 해명이 바뀐것에 대해 "청장께서 워낙 정신이 없어서 그날 차에서 내린 지점을 잘못 기억했다"고 뉴스1에 설명했다.

    또 자택에 들어간 뒤 오후 9시 30분쯤 다시 집을 나와 인근을 점검했다는 최초 설명에 대해서도 "기억에 혼선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 측은 초기 해명이 잘못됐던 것은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사고 대응과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은 고수했다.

    박 구청장 측은 "언론 대응 등의 문제로 우리가 당일 굉장히 무책임하고 무능한 행동을 보였다고 알려졌다"며 "앞으로 언론 등에 적극적으로 해명·소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돼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또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도 박 구청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