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도 다 찍히는 세상에, 그런 필담이 카메라에 안 잡힐 거라 생각했나… 안이했다""열심히 일하는 전문가 그룹은 빛 보지 못하는 상황인데… 정치권 인사들이 경솔"
  • ▲ 김은혜 홍보수석이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 김은혜 홍보수석이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이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고 필담을 나누는 내용이 포착된 가운데, 대통령실 내부에서조차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대통령실 소속 비정치권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국회 현장에 익숙한 정치권 출신 참모들이 지나치게 안이한 모습을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비정치권 출신 대통령실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대통령이 현안에 대해 뭐든 해보려고 뛰는 상황에서 경험 많은 정치권 출신 참모들이 이런 식으로 마이너스 요소를 만드는 것이 착잡하다"며 "국회에 카메라가 다 있고 문자 하나도 다 찍히는 세상에 그런 식의 필담이 안 잡힐 것이라 생각했다니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비정치권 출신 대통령실 관계자는 "열심히 일하는 전문가 그룹들은 일하는 만큼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인데 정치권 인사들이 카메라 앞에서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아무리 스스로 노련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조금만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야당 의원의 질의 도중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이 나란히 앉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메모지에 자필로 썼다가 지운 글씨가 언론에 포착됐다. 해당 문구는 '웃기고 있네'였다. 야당은 거세게 항의했고, 결국 두 수석은 사과 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사건의 당사자인 김 수석은 9일 또 다시 머리를 숙였다. 김 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어제 국회 운영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부적절한 처신을 한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제가 운영위에서 집중하지 못했고, 반성한다. 거듭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야당은 김 수석과 강 수석을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대통령실 김은혜 수석과 강승규 수석을 즉시 파면하고, 이태원 참사에 대해 진정으로 엄중하게 여기고 있음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