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 받는 이상민 "현재 위치에서 제 할일 최선 다할 것""재발방지책 마련이라는 어려운 길 선택"…윤희근도 사퇴론 일축
  •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잇단 사퇴 압박에도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8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신을 둘러싼 사퇴론에 거듭 선을 그었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인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사퇴를 압박하는 야당의 공세에도 시종일관 "사의를 표명한 적이 없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회의에서 이 장관을 향해 "역대 장관 중에 이 정도 큰 참사가 났을 때 사의를 표명 안 한 분은 찾기 어렵다"며 사의를 표명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사고 뒷수습, 다시는 이런 불행한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재발방지책이 더 급선무"라며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이 장관에 사퇴 요청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질의했는데, 이 장관은 "아직 그런 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도) 사의를 표명한 적이 없다"며 사퇴론을 거듭 일축했다.

    권 의원은 또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위치"라고 지적했고, 이 장관은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할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도 이 장관을 비롯한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사퇴를 압박했다.

    정 의원은 이들을 향해 "사퇴를 고려하고 있느냐. 오늘이라도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라고 물었다.

    이 장관은 "지금 더 중요한 일을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할 생각"이라고 답했고, 윤 청장은 "책임있는 공직자로서 현재 상황 수습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길이 더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길을 선택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예결위 회의에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영정과 위패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장관은 "사망자 156명에게 일일이 확인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유족의 동의를 일일이 다 받아야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유족들이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일일이 전화해서 확인하는 것도 사실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조문을 빨리 하는 게, 합동분향소를 빨리 설치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도 했다.

    이에 해당 지적을 했던 권 의원은 "전화를 했어야 했다. 최소한 그 정도 성의는 보였어야 했다"면서 "확인하기 어려우니까 그냥 안 한 것이다. 행정 편의주의"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날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온라인을 통해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것과 관련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람에 대해 반드시 끝까지 책임을 묻는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의 "칼이나 다름없는 흉기 같은 거짓으로 사람을 찌르고 난 다음에 '아니면 말고' '안 죽었으니 그만'이라며 방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에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유튜브나 SNS에서 양산되는 가짜뉴스, 허위사실, 괴담에 대해 법이 개입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장관은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는 이태원 참사 사건과 관련해 한 장관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퍼지고 있는 것,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채널 '더탐사' 등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