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현장 도착… 현장 지휘는 물론 유선 지시도 하지 않아사고 발생 1시간19분 뒤 윗선 보고… 긴급상황인데 왜 1시간 넘게 보고 안 했을까
  • ▲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강민석 기자
    ▲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강민석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늑장 대응'으로 감찰을 받고 있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행적에 따른 의혹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사고 당일 차가 막혀 밤 11시가 넘어서야 걸어서 현장에 도착했다"고 털어놨는데, 오후 10시15분 참사가 발생하고 1시간 가까이 현장 지휘는 물론 유선 지시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TV조선 등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감찰팀의 조사 결과 이 전 서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서장은 감찰에서 "삼각지역 근처에서 집회·시위 현장에 있다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9시45분쯤 이태원파출소로 출발했지만, 차가 많이 막혔다"고 진술했다. 또 "밤 10시40분쯤 정식 보고가 아닌, 경찰 무전을 통해 사상자가 많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고 차에서 내렸고, 걸어서 밤 11시10분쯤 이태원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전 서장은 삼각지역에서 이태원 참사 현장까지 이동하는 1시간25분 동안 아무 보고도 받지 않았고, 참사 발생 신고 시간인 오후 10시15분부터 도착 전까지 유선 지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감찰팀, 정확한 경위 확인 위해 수사 의뢰

    또한 이 전 서장은 직속상관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늑장 보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1시간19분 뒤인 오후 11시34분 김 청장에게 처음 보고했다. 이 전화를 놓친 김 청장은 2분 뒤 이 전 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참사 발생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의 공식 보고체계는 '용산경찰서→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이지만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긴급상황이 발생했는데도 1시간 넘게 보고하지 않은 것은 미스터리로 남는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하고, 보고와 지휘가 지연된 정확한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현장 지휘관의 상부 보고가 늦어지면서 경찰 지휘체계가 마비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전 서장의 참사 당시 행적이 사고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