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언론, 축제 분위기만 보도‥ 안전 문제는 소홀""단순 홍보는 뉴스 아냐… 기자적 시각·메시지 담아야"
  • ▲ 지난달 28일 이태원 핼러윈데이를 홍보하는 뉴스를 방영한 MBC '뉴스데스크'.
    ▲ 지난달 28일 이태원 핼러윈데이를 홍보하는 뉴스를 방영한 MBC '뉴스데스크'.
    지난 주말 대다수 언론이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은 채 사실상 '홍보'에 치우친 보도로 일관한 것을 두고 MBC 기자들이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2일 '잘못했습니다. 사과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사고 전에는 축제의 분위기만 보도했지, 진지하게 안전의 문제를 경고하지 못했다' '이 기막힌 상황이 언론인의 한 사람인 나에게도 자책감을 갖게 한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가 내일 시작된다고 호들갑 떨던 방송이 이튿날 예견된 참사 운운하며 입에 거품을 무는 코미디만 무기력하게 본다'는 자성의 소리가 언론계에서 나오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참사' 전날(10월 28일)에 방영된 우리 뉴스를 다시 찾아봤다"고 밝혔다.

    살펴본 결과 MBC 뉴스 역시 핼러윈데이를 홍보하기에 급급했을 뿐,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는 담지 못 했다고 비판한 MBC노조는 "박성호 뉴스룸 국장의 해명처럼 대규모 행사를 미리 전하는 것이 뉴스의 본령에서 벗어난 일은 아닐 수 있으나, 단순히 집회 계획을 전하는 게 뉴스는 아니"라고 꼬집었다.

    "뉴스는 '홍보'가 아니"라며 "기자적 시각과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MBC노조는 "특히 공영방송은 공공의 안녕을 위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을 담아야 하므로, 10만명이 넘게 몰리는 자리라면 안전사고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물론 시민들이나 경찰, 지자체 인력 누구도 그리될 줄 몰랐을 것이고, MBC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사과해야 한다. 벌어진 일이 너무 크고, 그래서 그만큼 더 미안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절규하는 112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사전에 막지 못한 경찰의 책임이 크다는 원망의 목소리가 높다"며 악화된 여론 분위기를 전달한 MBC 노조는 "무엇이 잘못 됐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는 꼭 밝혀야 하고, 우리 사회에 닥친 어마어마한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차분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그 시작은 자성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