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한동훈, 설익은 틈 노리다가 전세 순간적으로 역전"정성호 "김의겸, 법적 근거 갖고 질의해야"… 최재성 "실책"
  • ▲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석 기자
    ▲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인 김의겸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당내 시선이 곱지 않다. 김 의원이 섣불리 의혹 제기를 했다 도리어 역공의 빌미를 줬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 "작전 미스"라며 "한동훈 장관은 좀 설익었다 싶은 틈을 노리다가 거기를 확 들어가 오버액션하고 완전히 전세를 순간적으로 역전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이렇게 나가면 분명히 한 장관은 이렇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좀 더 백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든가 혹은 살라미를 던지고 하면서 타격전을 해야 되는데 한꺼번에 다 주고 일방적으로 저쪽에서 반박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 명과 청담동 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해당 술집을 특정조차 하지 못하는 등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한 장관과 여권으로부터 역공을 받았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26일 한 라디오에서 김 의원의 의혹 제기와 관련 "한 장관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며 "국회에서 장관이나 국무위원에 대해 질의를 하게 될 때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적 근거를 가지고 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인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크로스체킹 할 사안도 아닌 것 같다"며 "30명의 로펌 변호사, 대통령, 법무부장관, 그다음에 술집, 이런 설정 자체가 조금 납득이 안 가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최 전 수석은 "의혹 제기는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성질과 조금 다른 사안이기 때문에 실책을 했다고 본다"며 "빨리 거둬들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이전에도 한 장관의 지난 7월 미국 출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대북 코인 의혹 수사를 위한 목적이었다는 주장을 했다가 '자살골' 'X맨' 등의 비판을 받았다. 당시에도 김 의원은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또 지난 9월 김 의원은 한 장관이 법무부 행사장에서 이재정 민주당 의원을 따라가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한 장관의 술자리 의혹을 재차 제기하면서 의혹 검증 태스크포스(TF)를 제안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이 떳떳하다면 7월19일과 20일 사이에 어디에 있었는지 동선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해당 날짜는 한 장관과 윤 대통령이 술자리를 가졌다고 김 의원이 주장한 시기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반드시 TF를 구성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27일 개인 자격의 성명을 내 민주당에 당 차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이 TF를 꾸리겠다고 한 것을 거론한 뒤 "자당 대변인이 깊이 개입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와 상식 있는 국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민주당 차원에서 다수당에 주어지는 공신력을 악용해 저질 가짜뉴스를 진실인 것처럼 공인함으로써 국민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각인'시키는 데 적극 가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허위사실 유포의 피해자로서 민주당 차원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