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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간부, 1000만원 주고 '대북 코인' 20만개 받아"… KBS노조 폭로

KBS A국장, 2019년 10월 아태협 회장에 천만원 송금아태협 회장, 2021년 7월 A국장에 코인 20만개 지급KBS노조 "KBS, '코인 투자' 형식으로 北에 송금 의혹"

입력 2022-10-07 17:38 수정 2022-10-07 17:45

▲ 지난 6일 JTBC가 아태협이 발행한 북한 관련 코인에 남북교류행사에 참석한 공영방송국 간부도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대북교류단체가 사실상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한 '대북 코인(APP427)' 20만개를 KBS의 고위급 간부가 받은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배포한 성명에서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KBS노동조합(위원장 허성권)은 해당 간부가 코인 발행 단체 측에 1000만원을 건넨 사실에 주목, KBS의 예산(KBS 남북교류협력단 특활비)이 북한 측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를 단순 투자나 대여가 아닌 북한을 대상으로 한 '송금'으로 간주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이적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게 KBS노조의 시각이다.

KBS노조는 2019년 7월 KBS가 북한 측 장관급 인사와 단독인터뷰를 진행하고, 3개월 후 해당 간부가 대북교류단체 측에 1000만원을 보낸 사실을 거론하며 두 사안 간의 '인과관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北 리종혁'과 단독인터뷰… 3개월 후 1000만원 송금

KBS노조에 따르면, 문제의 '대북 코인'을 받은 KBS 간부는 2019년 당시 KBS 남북교류협력단 팀장을 맡았던 A보도영상국장으로 알려졌다.

A국장은 2019년 7월 대북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와 경기도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공동 개최한 남북교류행사(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는데, 당시 KBS는 북한 최고위 인사인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단독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인터뷰는 2019년 7월 25일 KBS '뉴스9'를 통해 방영됐다.

이후 A국장은 2019년 10월쯤 1000만원을 아태평화교류협회 B회장에게 전달했다.

이 같은 송금 사실이 외부에 드러나자 A국장은 "당시 B회장의 요청으로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S노조는 "공영방송사 국장급 기자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생활비조로 생돈 1000만원을 넙죽넙죽 빌려 주는 사례가 그리 흔한 일이냐"며 "알다가도 모를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A국장 "1000만원은 대여… 코인으로 대신 상환 받아"

지난 6일 A국장의 수상쩍은 행보를 단독 보도한 JTBC는 "2020년 대북 관련 코인을 발행한 아태평화교류협회의 투자 내역서를 살펴본 결과 '특별 관리 투자자' 명단에 공영방송사 간부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JTBC는 "당시 아태평화교류협회는 투자자들에게 '북한에 현금을 보낼 수 없으니 코인을 발행한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투자자는 100여 명, 투자액은 1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JTBC는 "'RISK'라고 적힌 명단 비고란에 공영방송사의 이름이 눈에 띈다"면서 "해당 방송국의 간부로 파악된 이 투자자는 코인 20만개를 지급받았다고 씌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국장에게서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아태평화교류협회 B회장은 JTBC 취재진에게 "그거 투자한 사람이 아닙니다. 누구인지 알겠는데 그거 나한테 돈 빌려준 것입니다. 내가 일본 갈 때 돈 없다고 저한테 돈을 1000만원인가 얼마를 빌려 줬습니다"라며 A국장의 코인 투자설을 부인했다.

A국장은 취재진에게 "당시 KBS 남북교류협력단 팀장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해 리종혁 부위원장의 인터뷰 보도 경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A국장은 "2019년 10월 B회장의 요청으로 1000만원을 빌려 준 뒤, 지난해 7월 B회장이 1000만원을 코인으로 대신 갚겠다고 해 받은 것일 뿐 투자 목적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北, KBS 통해 '화학물질 반입' 차단한 日에 항의?

KBS노조 관계자는 "KBS가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단독인터뷰를 한 시기는 한국·북한·일본 사이에 안보와 관련한 미묘한 상황이 전개되던 시점"이라며 "당시 일각에서는 일본이 한국에 수출한 반도체 제조 특수 물질(에칭 가스)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을 일본 정부가 파악해 '지소미아 협정 파기'라는 외교적 참사가 빚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던 때"라고 설명했다.

"이 시점에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규탄하는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발언을 KBS가 여과 없이 방영한 것"이라고 지적한 이 관계자는 "반도체 관련 물질이 더이상 북한 측으로 입수되지 못하도록 한 일본 정부에 대한 북한의 일방적인 성토를 공영방송 KBS가 대변해 줬다고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A국장이 자기 돈 1000만원으로 북한 코인 20만개를 확보했는지도 의문"이라며 "이를 투자로 볼 수도 있겠으나 다른 측면으로 보면 북한 측에 1000만원을 송금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명백하게 북한에 대한 실효적인 지원을 금지한 유엔 제재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 남북교류협력단 특활비 용처 궁금"

"이 사건은 KBS 내부의 감사로는 진실이 밝혀지기 어렵다"며 "이 사건을 내부 감사해야 할 KBS 감사실의 최고 담당자 C감사가 당시 KBS 남북교류협력단 단장이었다"고 밝힌 이 관계자는 "C감사는 진실을 밝힐 입장도 아니고 오히려 자신이 감사를 받거나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KBS가 북한 측에 코인 투자 형태로 현금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사내 소문으로만 떠돌던 KBS 남북교류협력단 특활비의 용처가 드러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팩트가 확인된다면 KBS의 전·현직 사장과 당시 KBS 남북교류협력단의 단장과 팀장을 맡았던 C감사와 A국장은 사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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