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산·차병원 등 6개 기업 인허가 대가로… 성남FC 후원금 160억 수수 의혹공소장엔 "용도변경 이익 중 일부 환수 방안 검토해 보고 바람… 이재명이 지시해"성남FC 내부 문건에 '마케팅사업부 목표액' 항목…'시연계수입' 별개 항목도이재명~정진상 이메일 확보…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후원 주도했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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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공소장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실상 후원을 주도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정치적 이득을 고려해 각종 민원 현안을 가진 기업들에 먼저 접촉해 후원금을 내도록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지난달 30일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성남시 전 전략추진팀장 김모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검찰은 김씨의 공소장에 이 대표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정무조정실장(전 성남시 정책실장)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에 공모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 두산그룹·네이버·차병원·농협·알파돔시티·현대백화점 등의 기업들에 인허가를 제공하는 대가로 2016~18년 기업 6곳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명목 160억여 원을 지급하게 했다는 내용이다."성남FC 후원금 사건은 이재명이 자신의 정치적 이득 고려한 것"검찰은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고려해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을 계획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3년 12월 당시 성남FC의 전신인 성남일화를 인수한 후 연간 필요한 약 150억원의 운영자금을 시 예산 70억원, 기업자금 50억원, 일반공모 30억원 등을 통해 마련하기로 계획한 정황을 보고 검찰이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공소장에 따르면, 이 대표가 "(토지) 용도변경 이익 중 일부를 환수할 방안을 검토해 보고 바람"이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최대한 이익을 확보하라"고 담당 공무원에게 지시했다고 한다.당초 목표금액을 달성하지 못하자 정치적 반발 등을 우려한 이 대표가 시로부터 각종 사업이나 건축 등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기업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성남FC 운영자금을 충당하려 했다는 것이 검찰이 판단한 이 대표의 범행 동기다.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2015년 9월 작성된 성남FC 내부문건에 광고 유치 부서인 '마케팅사업부' 목표액이라는 항목들이 여럿 적혀 있다. 이 중 구단 자체 수입과는 별개로 '시 연계 수입'이라는 항목이 포함돼 있으며, 그 액수는 115억원에 달한다. 이 문건이 작성된 시기는 성남FC와 두산건설 간 양해각서가 체결된 직후다.곽선우 성남FC 전 대표는 JTBC와 인터뷰에서 "시 연계 수입이라는 항목은 결국 성남시청이 가져온 후원금을 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검찰은 이것이 "성남FC는 별도 법인으로 광고업무는 독립법인 고유의 영업행위"라는 이 대표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진상 실장도 지난달 28일 "규정에 입각한 정당한 광고비를 집행한 것"이라며 의혹을 극구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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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자를 넘어선 주범에 가까워… 기소 여부 검토 중일 듯"지난 4일 검찰은 성남FC 전임 대표인 곽선우(2015년 재임)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이 대표와 정 실장이 보낸 성남FC 관련 이메일 내역을 확보했다. 앞서 곽 전 대표가 이 대표 등에게 보낸 이메일 내역을 확보한 것에 더해, 반대로 두 사람이 곽 전 대표에게 보낸 지시사항 등을 확보한 것이다.해당 이메일에서 이 대표는 곽 전 대표에게 성남FC의 내·외부적인 문제점 분석 등을 지시한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또 대부분의 지시사항은 정 실장이 이메일로 전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검찰은 이메일 내역을 바탕으로 이 대표와 정 실장이 성남FC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고 보고 이들의 제3자 뇌물 혐의 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헌(법무법인 홍익) 변호사는 "검찰의 이 대표 직접 기소 가능성이 크다"고 본지에 말했다.이 변호사는 "공모자를 넘어선 주범에 가까운 것으로 인정된 것 같다"며 "두산건설 외에 경찰이 불송치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검찰이 보고 있는 것 같다.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