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6일 네이버·차병원 등 10여 곳 압수수색… '특가법상 뇌물' 혐의 적용경찰이 적용한 '3자 뇌물공여'보다 형량 높아… "이재명 혐의 엄중" 판단한 듯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정상윤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네이버·차병원 압수수색을 위한 영장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경찰이 두산건설의 55억원 성남FC 광고 후원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고, 나머지 다른 후원기업들을 대상으로는 '혐의 없음' 송치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수사로 관측된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지난 2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네이버와 차병원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기 위한 영장에 이 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하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네이버·차병원 등은 두산그룹과 함께 성남FC에 광고를 후원한 기업들이다. 네이버는 39억원, 차병원은 33억원을 후원하고 각각 성남시로부터 제2사옥 건축, 옛 분당경찰서 부지 용도변경 등과 관련한 인허가 편의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앞서 경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두산건설이 성남FC에 낸 후원금 55억원을 용도변경 상향 특혜를 주는 대가로 판단하면서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이 적용한 '뇌물 혐의'는 경찰이 적용한 '뇌물공여'보다 형량이 2~3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혐의를 더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檢, 네이버·성남시·희망살림·성남FC '4자 협약' 주목… 李 당시 롤링주빌리은행장, 李 측근 희망살림 운영 

    특히 검찰은 네이버가 2015년 성남시와 재단법인 '희망살림', 성남FC와 맺은 4자 협약 내용과 후원금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시민 부채 탕감운동을 하는 '롤링주빌리' 지원을 위해 약 40억원을 '희망살림'에 지원했다. 이 금액은 고스란히 성남FC 후원금으로 들어갔고, 성남FC 선수들은 2년 동안 롤링주빌리의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었다.

    이 대표는 당시 롤링주빌리은행의 공동은행장을 맡았고, 희망살림 운영은 이 대표의 측근인 제윤경 전 의원이 담당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인 2018년 한 보수단체가 이 대표를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고발장에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2015년 성남시 정자동 일대 두산그룹·네이버·차병원·농협·알파돔시티·현대백화점 등 기업들에 인허가를 제공하는 대신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 6곳으로부터 160여 억원을 지급하게 하고 돈의 일부를 유용했다는 내용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