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 비대위 출범은 법원에 당 운명 맡기는 것"조경태 "개인 의견 자제하라니… 수긍할 수 없다"하태경 "비대위는 두 번 죽는 길… 실패할 게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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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30일 의원총회를 통해 4시간가량 격론을 벌이며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구성하기로 다시 의견을 모으고, 결의 내용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그러나 의총 직후에도 결과와 추진 방식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중진의원들 중심으로 나오고 있어 혼란이 계속되는 모양새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새 비대위 구성은 법원에 당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라며 최고위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안 의원은 "(의총에서) 발언한 분들을 대강 세어 보니 스물이 넘었는데, 절반 정도가 비대위에 대한 반대 의견, 절반 정도가 비대위에 대한 찬성 의견을 밝혔다"며 "중요한 사안에 대해 팽팽하게 의견이 나뉘었다"고 의총 분위기를 전했다.안 의원은 이어 "이번 법원 결정은 비대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국민들 입장에서는 여당이 법원과 싸우려 한다고 비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안 의원은 또 전날 의총에서 새 비대위 구성을 박수로 추인한 것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비밀투표에 부쳤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사실은 몰랐던 것"이라고 전망한 안 의원은 비대위 재출범 추인 과정의 정당성을 의심했다.5선 중진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개인 의견을 자제하라는 당의 요청과 관련 "동의할 수 없다"며 "개인의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불쾌감 토로했다.조 의원은 또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당의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진행 방식과 관련해서도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나오는 부분을 갖고 민주적 절차를 밟았다고 하는데, 의원들은 이쪽저쪽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의원 몇십 명만 갖고 중차대한 문제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올바른가"라는 의문이다.조 의원은 그러면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원내지도부라고 하면 저는 당원들을 통해서 당원투표를 하면 된다"면서 '당원투표'를 제안했다.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두 번 죽는 길인데 뭐에 씌었는지 모르겠다. 계속 비대위만 찾고 있는 것이 굉장히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하 의원은 "권 원내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우리가 하나의 목소리로 가야 한다' '의견이 다른 분들은 목소리를 자제해 달라'는 것은 당에 대한 나름의 충정이지지만, 이제 당이 실패하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여기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고 달콤한 이야기만 한다면 그것은 충정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하 의원은 또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온라인 비밀투표'를 제안했다. "지금 당 주류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을 못하고 있다. 비대위 지속안과 원내대표 직무대행안, 이 두 가지 안을 가지고 비밀투표를 온라인으로 투표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하 의원은 이어 "(의총에) 마지막 남은 사람들이 60여 명밖에 안 된다"며 "표결했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총에 참석한 60여 명 중 과반이 새 비대위 출범에 찬성했다고 해도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총 115명인 만큼 과반에 미치지 못해 충분한 의견수렴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국민의힘은 30일 의총에서 자유토론을 마친 뒤 새 비대위 구성을 박수로 추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표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만큼 당내 여론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져 또 다른 진통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