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이 시대적 소명… '자유 동맹'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 굳건히 해야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은 국가 위기관리와 외교 안보 분야에 많이 가 있고, 의회가 국정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8월19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의장단과의 만찬에서 나온 대통령의 말이다. 

    이 자리에서는 문 전대통령 경호문제, 개헌문제, 여야중진협의체, 대중교통요금감면, 노동, 연금, 교육 개혁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주로 문 전대통령 경호문제를 다루었지만,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요한 의중을 읽을 수 있는 이 대목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말에는 자기가 해야 할 일과 임무, 소명에 대한 공감을 얻고 싶었던 의중이 있었다. 김진표 의장의 여야중진협의체 제안에 대해서 "참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화답하였지만, 정작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이 국가위기관리, 외교 등 국가존립, 국가정체성에 관련된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윤 대통령의 시대적 소명 : 국가존립성, 국가정체성, 국가아젠다

    국가존립성은 외교안보국방 분야의 일들에 해당하고, 국가정체성은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호에 관한 일들이다. 그리고 이런 국가존립성과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를 국가아젠다로 설정할 수 있다. 물가급등에 따른 경제위기, 에너지 수급과 같은 과제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국가존립성, 국가정체성과 이를 실천하는 국가아젠다는 헌법정신에 기반을 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안으로 여야를 넘어서는 국민적 통합의 대상이고 목표이다. 통합은 바로 이런 국가적 위기극복의 과정과 시대적 소명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 대통령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참전과 승리를 통하여 패권국가가 되었다. 자유를 위한 미국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미국은 전후 세계질서를 좌우하는 패권국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도덕적으로, 군사력으로, 경제력으로도 미국은 소련과 더불어 세계를 지배하게 되면서 미국 대통령은 미국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지구상의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대통령으로서의 위상과 권위를 가지게 되었다. 미국 사람은 세계시민의 자유 수호자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미국 대통령은 그런 세계적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의 위상이 달라지면서 대통령의 임무도 달라진 것이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바뀌었다. 가난을 극복하고 민주화를 이루었다. 경제규모 세계10위, 반도체 등 특정분야에서는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투자를 받기 위해 미국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를 만난다. 이제 G7, G20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되었고 세계적 이슈를 만들어 내고 주도할 수 있는 위상으로 등급조정이 이루어졌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뀌었다. 예전의 대한민국이 아니고, 예전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이제는 명실상부한 세계 속의 대한민국, 세계 속의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대통령은 세계 속의 대통령으로 자리를 잡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시대적 상황에 놓여 있다. 글로벌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자유동맹의 가치를 이웃나라와 공유하고 연대하여 한반도 평화를 굳건히 해야 한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통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을 완전 박살내어 K-시민으로서의 세계인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진심

    윤 대통령은 스스로 제왕적임을 내려놓았다. 대통령실의 용산이전은 바로 구중궁궐의 제왕에서 벗어나려는 강한 의지와 실천의 결과이다. 도어스테핑으로 그 알현하기 힘든 대통령을 출근길에서 볼 수 있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구중궁궐의 제왕에서 국민 속의 선출직 대통령으로 내려온 것이다. 이는 제왕적대통령을 해체하고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정체성을 더욱 확고하게 인식시키기 위한 결단이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 이전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실천은 바로 대통령 스스로가 제왕적 권한을 내려놓으려는 강한 의지와 실천력 그대로를 보여주는 대통령의 진심을 증명하는 사례이다. 앞으로도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어울리지 않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시스템과 구조를 해체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비록 수많은 난관, 시행착오, 비판과 비난이 뒤따를 수 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이 자유민주주의, 갑질없는 K-시민이라면 그런 일련의 과정들은 우리가 감내하고 이겨나가야 할 것이다. 

    분권과 분산으로 자유민주주의 구현 
  • 이철규 사단법인 지식융합원 원장. ⓒ뉴데일리DB
    ▲ 이철규 사단법인 지식융합원 원장. ⓒ뉴데일리DB
    제왕적대통령의 권한을 배분하는 것은 바로 자유 가치 실현의 방법이며, 이는 국민에게는 자유를, 시장경제에는 활력을, 지방에는 균형발전의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이다. 분권과 분산은 자유민주주의를 우리 삶 속에서 작동시키는 구체적 방법론이 될 수 있다.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의 근사함을 스스로 내려놓고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대통령의 진심을 알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리고 혹시 진심이 아닌지도 시간이 지나보면 알 수 있다. 이제 취임 백일이 갓 넘었다. 아직 대통령의 진심이 무엇인지도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한다. 자유를 향한 진심, 제왕의 굴레를 벗어던지려는 대통령의 진심이 무엇인지 또 그것이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자유를 주고, 시장경제의 활력으로 돌아오고, 지방이 균형발전을 이루는지 잘 관찰해야 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