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생' 강조하더니… 결국 의장단 단독 선출 수순장관후보 사퇴도 압박… "박순애·김승희 지명 철회" 요구與 "의장단 단독 선출은 국회법 위반, 교섭단체와 협의해야"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 지 하루가 지난 가운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공전을 방치할 수 없다"며 의장단 단독 선출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

    민주당은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후보자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후보자 지명 철회 및 자진사퇴도 요구했다. 두 장관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시한은 29일까지다.

    박홍근 "與 변화 없다면 의장 단독 선출 의견 압도적"

    박 원내대표는 "이미 7월1일부터 국회 문 열어서 일하겠다고 공언했다"며 국회 의장단 단독 선출 강행을 시사했다.

    박 원내대표는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6·1지방선거 자치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이 끝난 후 '의장단을 단독 선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일(30일) 의원총회를 열어서 의견을 들어보고 당 내 지도부 이야기를 들어서 모레(7월1일) 본회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전에 의견을 들어보니 당 내 의견들은 계속 국민의힘이 입장 변화가 없다면 부득이 민생 등 시급한 현안 처리와 인사청문회의 진행을 위해서라도 국회의장만큼은 선출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다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아직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한 것은 아니고 여전히 오늘, 내일 시간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의 과정이나 이런 것을 기다려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국회 정상화 준비"… 의장단 단독 선출 강행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비대위 회의를 열고 "의장단선거라도 진행해서 국회 운영의 시작을 열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의장단 단독 선출을 예고했다.

    우 위원장은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생문제가 시급한데 국회가 열리지 않아 민생문제에 대한 대책을 국회에서 논의하지 않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다. 민생을 위한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집권당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마저 뒷전으로 미루고, 끝내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며 "국회를 빨리 열어 민생 좀 챙기자고 했더니, 이 비상 상황에 웬 생뚱맞은 특사활동인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원 구성 지연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신현영 민주당 비대위 대변인은 비대위 회의가 끝난 후 "7월1일 임시국회를 소집해 국회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기에, 의장 선출부터 불가피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내일(30일) 오후 3시 의원총회를 통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또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후보자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후보자 지명 철회 및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박홍근 "윤 대통령, 두 장관후보자 지명 철회하라"

    박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당 '장관 후보자 검증 TF(태스크포스) 제2차 합동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와 박 후보자는 임명 강행을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두 후보자는 검증 TF와 언론 등의 지상 청문회를 통해 국민에게 실격 판단을 받은 지 오래"라고 못 박았다.

    박 원내대표는 합동회의에서 김 후보자와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정식 조사가 진행 중인 김 후보자는 청문 대상이 아닌 수사 대상"이라며 "막말, 이해충돌, 100세 노모 위장전입 등 관련 의혹을 나열하기도 버겁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만취운전 경력 자체로 부적격인 박 후보자는 자기 논문 표절과 연구 실적 부풀리기, 제자 논문 가로채기 등 연구 윤리 위반 종합 세트"라며 "어떤 부모가 교육부 수장으로 인정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국회 공전을 틈타 얼렁뚱땅 임명할 생각을 버리고 지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 박 원내대표는 "집권당 국민의힘도 우물쭈물하지 말고 무자격자의 무청문 통과 강조하지 말고, 국민 눈높이에서 지명 철회나 자진사퇴 요청"할 것을 요구했다. 

    박민영 "野, 절차·원칙·합의정신… 모조리 무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행보에 "절차와 원칙, 합의정신까지 모조리 무시하고 자신들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무리한 것들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29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의장단 단독 선출을 시사하는 것과 관련 "단독 선출 강행 자체가 국회법 위반"이라며 "국회의장 없을 때 본회의 개의 권한이나 본회의 안건 상정 이런 것 다 교섭단체 합의로만 가능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이 합의를 파기하고 차일피일 미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질책한 박 대변인은 "계속해서 협의하고 합의하려 한 저희 원내대표(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한테 (책임) 전가하려고 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일정을 갑자기 잡고 (필리핀에) 간 것도 아니고, 일정 바로 전날까지도 마라톤 회의까지 제의했다"고 소개한 박 대변인은 "그때 그 협상에는 응하지 않다가 이런 식으로 책임 전가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박 대변인은 또 민주당이 김 후보자와 박 후보자 지명 철회 및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에는 "민주당이 본인들도 검증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인데, 검증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당권싸움에 매몰돼서 청문회 할 여건이 안 되니까 자신들이 해야 할 검증 책임을 저희한테 전가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