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 출신… 국회 최고 반도체 전문가국민의힘, 반도체산업지원특위 위원장 제안하자… "초당적 구성" 역설"여·야·정·산·학이 함께하는 반도체특위 필요하다" 적극 화답
  • ▲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종현 기자
    ▲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종현 기자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22일 여야를 모두 포함한 '국회 반도체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국민의힘이 양 의원에게 반도체산업지원특위(가칭) 위원장 자리를 맡아 달라고 러브콜을 보낸 데 따른 화답이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기조와 함께하는 초당적 특위로 삼성전자 임원 출신 반도체 전문가인 양 의원이 여당과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반도체사업 키우는 데 여·야·정·산·학 함께해야"

    양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빨리 국회 반도체특위를 설치해 체계적, 거국적으로 반도체를 다루자"며 "지금 반도체산업을 지키고 키우는 데 필요한 것은 여·야·정·산·학이 함께하는 국회 반도체특위"라고 적었다.

    이어 "반도체는 경제이자 안보다. 여야나 이념이 따로 없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도, 윤석열 대통령도,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제한 양 의원은 "야당의 양향자가 여당의 반도체특위 위원장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저는 위원장이 아닌 그저 위원만 돼도 좋고, 참여하지 않아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그러면서 "국민의힘, 민주당,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반도체산업이 중요하다면 특위를 만들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임원인 양 의원은 광주여상을 졸업했으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를 지낸 국회 내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광주 서을지역구에서 당선됐으나, 지난해 지역 사무소 보좌진의 성범죄 의혹에 책임을 지고 탈당했다.

    이후 복당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추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철회한 바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양 의원에게 당 내 반도체특위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양 의원의 초당적 국회 반도체특위 설치 메시지는 국민의힘 제안에 화답하는 성격이다. 여당 단독이 아닌 초당적 특위를 만들어야 전 세계적 반도체 전쟁 속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도 뒤따른 것으로 보인다.

    양 의원은 "반도체특위를 설치해야만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다. 전문가 참여에 있어 한 정당의 이름은 문이 아니라 벽으로 작용한다"며 "2019년과 2021년 당 차원의 반도체 관련 특위를 이끈 적이 있지만, 가장 큰 애로사항이 각계의 반도체 전문가들을 모시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특위의 성과이자 결과물은 법안으로 완성된다"고 설명한 양 의원은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는 필수다. 정치적 유불리 계산 없이 국회 차원에서 법안이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산업 강조와 함께 與에 가까워지는 양향자

    양 의원은 특히 반도체특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초당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 지도부가 바뀌면 특위의 구성이 바뀌거나 아예 사라지곤 한다"며 "반도체 1위 한국에 국회 반도체특위가 있음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이다.

    "반도체와 관련된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여·야·정·에 각각 따로 보고하는 막대한 비효율을 없애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한 양 의원은 "국회 특위가 생기면 진행 속도가 지금의 3배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의 정책기조에 맞춰 국민의힘에서 선제적으로 제안한 반도체특위와 관련해 초당적 위원회로 화답하면서 양 의원은 여권과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반도체를 국가 안보의 자산이자 산업의 핵심으로 꼽고, 지난달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에서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하는 등 반도체산업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양 의원과 함께 일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양 의원의 지역구가 광주지만, 기업 임원 출신으로서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국민의힘과 방향이 많이 일치한다고 느꼈다"며 "양 의원이 제안한 초당적 반도체특위에 대해 우리 당에서도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