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당 대표 출마 계기 묻자 "선언할 때 이야기하겠다"… 말 아껴"일단 이재명 의원 출마하느냐 안 하느냐, 그걸 눈치 볼 수밖에 없다"
  • ▲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뉴데일리DB
    ▲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뉴데일리DB
    대표적인 이낙연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당 대표선거 출마 가능성이 제고되면서, 일각에서는 설 의원이 이 의원을 견제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5선' 설훈 "당 대표 나가야 되겠다"

    설 의원은 17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설 의원은 이날 '당 대표에 출마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나가야 되겠다"며 "조만간 정리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설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 "결국 이재명 의원 잡으려고 나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설 의원은 민주당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구속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설 의원은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등을 두고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눈 감고 가자' '능력을 보고 가자' 판단하고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결국 어떻게 됐느냐. MB는 감옥에 있다"며 "이것을 되풀이해야 되겠느냐. 이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이 의원을 겨냥했다.

    장성철 "민주당 대표 경선, 결국 막장 드라마"

    장 교수는 "이재명이 당 대표 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기도 하고, '민주당의 당 대표 경선이 결국 막장 드라마로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말했다.

    "민주당의 미래나 진보 진영의 미래·가치 이런 것들보다 '저 사람이 안 돼야 해' '저 사람을 안 되게 하겠어' 하는 분노가 (당 대표) 출마 여부를 가르는 것 같다"고 장 교수는 진단했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선뜻 먼저 나서서 출마선언을 하는 것보다 당 내의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또 거기에 따라서 책임지는 분들은 또 책임지는 그런 분위기가 된다면 저 역시 반드시 출마를 고집해야 되느냐라는 부분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장 교수는 "이재명 의원이 안 나가면 나도 안 나간다. 이재명 의원이 나가면 나도 나간다. 이런 식"이라며 "그렇다면 결코 민주당은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눈치 보는 민주당 의원들… 단체로 "고심 중" 

    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앞둔 가운데 의원들은 이 의원의 행보를 살피며 '눈치 보기'에 들어섰다.

    설 의원은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당 대표 출마 계기를 묻자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며 "선언할 때 이야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전 의원도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현재는 불출마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번에는 저나 포함해서 이재명 상임고문 등이 안 나오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상당부분 공감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출마선언을 미루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 "상의하고 있다"고 확답을 피했다.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해 언급된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 중 후보군으로 언급된 강병원(1971년)·강훈식(1973년)·전재수(1971년생) 의원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훈식 의원은 17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차기 당 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도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진지하게 여러 의원님들의 말씀 경청하고 고심하고 있다는 말씀 드리겠다"고 에둘렀다.

    장성철 "민주당 의원들, 다 이재명 눈치 보고 있어"

    장 교수는 민주당 의원들이 당 대표 출마선언을 미루는 것을 두고 "'다 이재명 눈치 보기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재명 의원이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반명(反明)' 쪽에 있는 홍영표 의원이나 전해철 의원 같은 분들도 직접 (출마선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도 출마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단 이재명 의원이 출마하느냐 안 하느냐 그것을 눈치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설 의원은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서는 "변경하면 안 된다"고 단언했다. 

    설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많은 시간 들여서 좋은 전대 룰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 생각 없이 바꾸자고 그러면 계파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 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통성이 있는 정계 전당대회를 통해 뽑힌 지도부가 시간을 두고 해야 한다"고 밝힌 설 의원은 "아주 고심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룰 자체가 이게 그렇게 쉽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