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안, 대부분 마스크 벗고 춤춰… "즐기는 게 중요"탑골공원, 거리 두기 해제에도 상권·이동량 등 별 변화 없어노인 A씨 "새벽 3시 일어나, 점심 도시락 받으려 줄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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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럽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이우호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첫 주말, 각각 젊은세대와 노년세대를 상징하는 '핫플레이스' 서울 강남 일대 클럽과 종로 탑골공원의 풍경은 한마디로 '극과 극'이었다. 같은 날 새벽이었지만, 클럽 입장을 위해 줄 서는 젊은이와 점심 도시락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노인의 새벽은 달랐다.지난 23일 토요일을 맞이한 강남 일대 클럽은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 거리 두기 해제로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게 된 클럽들은 각종 밤샘 파티를 준비했다.20·30대 청년층은 젊음의 해방구를 만끽하듯 긴 줄을 서서 클럽 입장을 기다렸다. 직장인 여성 20대 김모 씨는 "거리 두기가 해제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 남성 이모(27) 씨는 오히려 "사실 그동안 거리 두기 해제가 빨리 되지 않아 정부에 불만이 많았다"고 반겼다."즐기는 게 중요"… '실내 착용 의무' 유지에도 클럽 안 대부분 마스크 벗고 춤춰 -
- ▲ 지난 24일 일요일 새벽 3시, 강남 클럽 내부 모습.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이우호 기자
클럽 앞에 모인 젊은 층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클럽 내부로 들어가보니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현재 거리 두기는 해제됐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다.'클럽 안 사람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는데 무섭지 않으냐'는 질문에 20대 여성 김모 씨는 "그냥 코로나는 감기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혀 무서운 것이 없고, 클럽이 재미있다"고 답했다.20대 남성 이모 씨도 "나는 마스크를 항상 썼는데도 코로나에 한 번 걸린 적이 있어 딱히 개의치 않는다"면서 "감기 정도라 생각해 굳이 그런 것까지 생각하면서 안 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인근 자영업자들도 거리 두기 해제 후 "당연히 손님이 늘었다"며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24시간 커피숍을 운영하는 곳은 질문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새벽에도 바빠 보였다. 종업원 A씨는 "당연히 손님이 늘었고, 지금 대답하기가 힘들 정도로 우리가 너무 바쁘다. 죄송하다"며 질문을 피했다.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노점상도 "아, 지금 손님 때문에 바빠, 바빠"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근처 분식집을 운영하는 50대 초반 여성 이모 씨는 "24시간 운영을 어제(22일)부터 했는데 확실히 조금 낫다. 그런데 완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손님이 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다만 클럽 안 화장실을 청소하는 60대 아주머니는 "일거리가 생겨서 좋기는 한데…"라면서 건강을 염려하는 듯한 여운을 남겼다.탑골공원, 큰 변화 없어··· "혼자 먹기 좋은 도시락 받으러 새벽에 나와 줄 서" -
- ▲ 70세 노인 김모씨가 "비빔밥이 맛있다"며 점심, 저녁용 도시락을 기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우호 기자
의정부에서 혼자 사는 70세 노인 김모 씨는 "새벽에 와도 노인들이 줄을 쫙 서 있어. 탑골공원 여기에서는 두 군데서 도시락 줘서 그래. 아침은 굶고, 점심으로 하나 먹고, 나머지 하나는 집에 가져가 저녁으로 먹어야지"라고 말했다.김씨는 오전 3시30분에 일어나 지하철 첫차를 타고 6시30분 탑골공원에 도착한다. 그때부터 줄을 서야 도시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약 300명의 노인이 새벽부터 대기표를 받으려 줄을 서 있다.김씨는 "나는 여기 온 지 10년 됐어. 여기에 외로워서 오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있어. 여기 오면 얘기할 사람들이 있으니까 오는 거지 뭐"라고 말했다.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는 탑골공원은 거리 두기 해제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노인들은 코로나에 경계심을 갖고 행동했다. 또 근처 식당들도 영업시간을 늘린다거나 하는 변화를 두지는 않았다.오히려 거리 두기 해제로 다른 기관들이 노인 급식을 식당 안에서 시작하자, 혼자 먹기 쉬운 도시락을 받으러 탑골공원을 새벽부터 찾는 어르신들이 더 많아졌다.원각사노인무료급식소 사무국장 고영배 씨는 "거리 두기가 해제돼 청량리 쪽은 실내급식을 다시 시작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쪽으로 도시락을 받으러 오는 어르신이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
- ▲ (위) 탑골공원에서 장기를 두는 어르신들 (하) 한 어르신이 커피숍에 들어가고 있다. ⓒ이우호 기자
탑골공원의 명물, 장기 두는 곳마저 인원에 딱히 변화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김모 씨는 "딱히 손님이 늘어나거나 여기 마작을 두러 오는 사람들도 늘어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탑골커피숍'을 운영하는 목모(68) 씨는 "손님은 딱히 별반 차이가 없다. 여기 근처는 원래 다 오후 6시까지 영업"한다며 "어르신들이 코로나 이후 오후 4시쯤 일찍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는 영화관 '낭만극장' 매니저 A씨도 "거리 두기가 해제됐지만, 노인분들이 자발적으로 띄어 앉는다. 이전보다 사람이 많이 오지 않아서 애초에 자리가 남아 그렇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