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증거인멸 교사' 혐의 추가 구속영장 청구… "혐의가 증거인멸, 추가 구속 필요"
  • ▲ 법원이 지난 19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뉴시스
    ▲ 법원이 지난 19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뉴시스
    법원이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지난 19일 유 전 본부장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와 관련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며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동안 대장동 의혹 진상규명의 '핵심 키'로 지목된 유 전 본부장이 풀려날 경우 대장동 의혹 연루자들을 대상으로 회유에 나서거나 증거인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왔던 만큼, 구속 연장 가능성은 이미 높게 점쳐졌다. 

    이를 계기로 재판 절차와 형식상 문제를 제기하며 법정을 퇴장하는 등 '시간 끌기' 의혹을 사온 유 전 본부장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유동규 구속만료 직전 추가 영장 발부한 법원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됐다. 1심 최대 구속기간은 6개월로, 유 전 본부장은 오는 21일 0시 구속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유 전 본부장의 구속 기한은 2개월 늘어나게 됐다. 

    이번에 발부된 구속영장은 2개월씩 최대 2회 연장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유 전 본부장은 구속 연장 여부에 따라 오는 10월20일까지 구속될 수도 있다.

    검찰은 지난 4일 유 전 본부장을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9월29일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기 직전, 자신의 지인에게 연락해 미리 맡겨둔 옛 휴대전화를 버리도록 지시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검찰 "유동규, 석방 시 법정 안팎서 증거 인멸할 것"

    검찰은 지난 18일 열린 유 전 본부장 등의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구속에서 풀려난다면 법정 안팎에서 증거인멸 행위가 자행될 것"이라며 "유 전 본부장의 혐의가 증거인멸인 만큼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재판부에 유 전 본부장이 재판 과정에서 이의제기를 남발해 신속한 재판 진행을 방해했다는 점과, 석방될 경우 대장동 의혹 연루자들을 회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추가 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구속영장이 추가 발부될 필요가 없다며 맞섰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휴대전화를 파손해 증거를 인멸하도록 교사했다는 이 사건 범죄사실은 결국 휴대전화가 증거인멸죄의 대상이 돼야 성립할 수 있다"며 "검찰 공소사실과 (유 전 본부장) 휴대전화의 관련성이 소명되지 않으면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파손된 휴대전화가 대장동 사건과 관련이 있는 증거라는 것부터 입증하라는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도 이날 발언권을 얻어 "(파손된) 휴대전화에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은 경찰 수사로 밝혀졌다"고 부연했다.

    법조계 "죄목 추가된 유동규, 재판 태도 변화 있을 것"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에 구속영장 추가 발부로 그간 이의제기 등으로 재판을 늘어지게 해왔던 유 전 본부장의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형사 전문 김기윤 변호사는 "그간 '피의자 방어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재판을 질질 끌어왔는데, 앞으로는 태도가 조금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단순히 구속영장이 새로 발부된 것이 아니라 혐의라는 '죄목'이 추가된 것이기 때문에 향후 형량도 더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생각해볼 때 재판에 순순히 협조하는 등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전망이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유 전 본부장과 함께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와 관련해서도 추가로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씨와 남 변호사는 지난해 11월22일 구속기소됐다. 오는 5월22일이면 구속이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