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 '윤호중 비대위' 후폭풍… "대선 패배 책임자 물러나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해 공식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여전히 민주당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윤호중 비대위원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비판해온 당원들을 대상으로 출당 주장까지 나왔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4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패배 지도부가 사퇴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민주당 쇄신을 원하는 의원들을 설득해서 윤호중 의원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데 앞장설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대선 패배의 대표적인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다른 사람들은 전부 총사퇴하고 혼자만 남아서 돌려막기로 하는 거에 대해서 이제 문제제기가 많았다"며 "최고위원회에서 (윤호중 비대위로) 결정을 했는데,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진영과 패권정치의 합작물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비대위원장을 향한 비토 정서를 확산하는 것은 민주당의 분열을 부추기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비대위가 활동을 시작한 상황에서 계속되는 흔들기는 오히려 해당행위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4일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는 당이 지켜야 할 자산인데, 이런 상황에서 등판을 요구하는 것이 정무적으로, 도의적으로 맞느냐"며 "본인 정치를 하기 위해 갓 출범한 비대위를 흔드는 것은 우리 당이 아니라 상대 진영이 좋아할 모습이다. 해당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선대위 미디어특보단장을 맡았던 최민희 전 의원도 "이미 비대위가 출범했다. 이재명 비대위원장 주장을 접어 주시기 바란다"며 "더 이상 보수 언론에 갓 출범한 민주당 비대위 흔들기 소재를 주지 말라"며 "이재명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며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패배 후폭풍은 대선 기간 이 전 지사를 비판했던 권리당원과 의원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 노골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고, 심지어 윤석열 후보 선거운동을 한 당원들도 아주 많았다"며 "지방선거가 코앞에 있기 때문에 윤석열 지지에 앞장선 당원들은 모두 출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특히 대장동 문제를 우리 내부에서 터뜨린 측면이 있는데, 어느 정도 진실이 밝혀졌으면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는 공식적인 사과도 한 번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며 대선 경선에서 이 전 지사와 경쟁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을 겨냥하기도 했다.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5선 이상민 의원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의원은 14일에도 MB 사면론 등을 주장하고, 민주당의 내로남불 행태를 비판했다.

김우영 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 비대위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생각났다"며 "잊을 만하면 나타나 총구 거꾸로 돌려 쏘는 작은 배신 반복자 이상민을 축출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 비대위는 14일, 서울 동작동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첫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채이배·배재정·김태진·조응천 비대위원 등이 참석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과 권지웅 위원은 화상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