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명 커뮤니티에… 李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자극해 전쟁" TV토론 발언 공유"히틀러 침공은 폴란드 잘못, 일본 침략은 한국 잘못?" "전쟁나면 미국 벙커 도망갈 듯" 비난윤석열 "이런 지도자가 외교안보 제대로 할 수 있겠나… 국제적 망신. 대신 사과드린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경기 김포시 사우문화체육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경기 김포시 사우문화체육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우크라이나 정부 탓으로 돌린 발언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후보 발언은 해외 유명 커뮤니티에 올라 네티즌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26일 서울 홍대 상상마당 앞 유세 현장에서 "어제(25일) TV토론 할 때 우크라이나 사태가 나왔다"며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국제적 망신이며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해외 유명 커뮤니티에 이재명 비난하는 수많은 댓글"

    윤 후보는 유세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이런 지도자를 대한민국 선거판으로 호출해서 이렇게 모욕주는 사람이 외교안보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이 후보 발언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해외 유명 커뮤니티인 '레딧'에도 우리나라 대선 토론 영상이 올라와 이 후보를 비난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며 "국제적 망신이며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TV토론 이후 영미권 최대 커뮤니티로 꼽히는 '레딧'에는 이 후보가 발언하는 토론회 영상 일부와 함께 "한국의 민주당(여당) 대통령 후보는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이 게시물에는 약 6시간 만에 3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5일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2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6개월 초보 정치인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되어서, 나토(NATO)가 가입해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평가했다. 초보 정치인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을 자초했다는 취지로 풀이될 수 있는 말이다.

    해외 네티즌들 "성폭행 원인 짧은 치마 입은 탓하는 것과 같다"

    네티즌들은 "아돌프 히틀러의 침공이 폴란드의 잘못이고 일본의 침략이 한국의 잘못이라는 말이냐" "성폭행의 원인이 짧은 치마를 입은 탓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등의 댓글을 달며 이 후보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 지도자'로 표현하며 그를 폄하한 듯한 발언에 대해 "젤렌스키는 미국의 대피 제안에도 우리 국민과 함께 수도 키예프에 남아있다.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 북한이 쳐들어왔을 때 한반도에 남아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고 한 네티즌도 있었다. 

    해당 글에는 "아마 가능한 첫 번째 기회에 도망가지 않겠나" "전쟁이 나면 군대를 지휘하는 대신 미군 벙커로 도망치는 사람이 될 거라고 예상한다" 등의 이 후보를 비꼬는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이 후보가 정치 경력이 짧은 윤 후보를 공격하려는 의도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도 똑같은 공격을 당할 것이라는 인상을 주려는 것 같다"면서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자'로 부르고 윤 후보와 동일시해 조롱하려 했으나 역효과를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대선후보의 발언이라니 상당히 실망스럽다" "너무나도 무례한 발언이다" "한국인들이 그를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비판적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尹 "상처받은 우크라이나 국민께 대신 사과"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불행한 일을 겪은 다른 나라를 위로하기는커녕,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아무 말이나 하는 모습이 전 세계인의 공분을 사고 있다"면서 "수도 키예프에 남아 결사항전을 이끄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지지한 72%의 우크라이나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러시아 침공이 우크라이나 탓이라 하는 것도 심각한 무지의 소산이다. 타국의 전쟁을 남의 일로 치부하고 말로만 평화를 외치는 정치인에게 우리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강조한 그는 "자존심에 상처 받은 우크라이나 국민께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 대신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었다. 국내 각종 SNS에는 "푸틴한텐 찍소리 못하고 목숨 걸고 싸우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조롱하는 이재명. 전형적인 '강약약강'이자 버러지 민주당의 현주소" "세계적인 망신 반열에 오른 이재명" "유언까지 남기며 항전에 앞장서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코미디언 정치초보로 조롱하며 대선에 이용해 먹는 이재명 민주당 정말 최대치로 혐오스럽다" 등의 거센 발언이 올랐다.

    국민의힘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야당도 이 후보를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는 타임머신을 타고 구한말로 가면 일본의 침략 원인을 고종과 조선의 무능이라고 칭하면서 의병으로, 독립군으로 싸우는 우리 조상들을 훈계할 생각이냐"면서 "적어도 정치 지도자는 상인이 아니라면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의 인식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무력 침공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이자 국제 질서 근간을 흔드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