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성남시 공무원 A씨 "이재명 시장 시절 성남시 비서실, 다른 부서 업무추진비 끌어서"당시 한 부서 과장 "업무추진비 써 본 기억 없다"… 민주당 "사실무근. 네거티브" 반박
  • ▲ 이재명 후보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 이재명 후보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경기 성남시장 비서실이 2016~2017년 다른 부서 업무추진비를 끌어 쓴 때문에 정작 해당 부서에서는 연간 업무추진비를 거의 쓰지 못했다는 의혹이 또 제기됐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측근인 배소현 씨(전 경기도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를 통해 이 후보 부부의 음식을 결제·배달하도록 시키고, 그 비용을 업무추진비로 충당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재명이 국장 카드 회수하고 10만, 20만원만 남겨줬다"


    동아일보는 전직 성남시 공무원과 성남시 의원의 통화 녹취록을 인용해 성남시 시장 비서실의 타 부서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을 보도했다. 이재명 후보가 시장이었을 당시 성남시에서 일했던 전직 공무원 A씨는 성남시 의원과의 통화에서 "(시장 비서실에서) 국장 및 (여러) 부서의 업무추진비를 가져다 쓰고 몇십만 원 남으면 우리(부서)에게 쓰라고 했다"고 밝혔다. 시의원이 "성남시청 전직 국장을 최근에 만났는데 당시 이재명 시장이 (비서실 등을 통해) 국장 카드를 회수하고 10만, 20만 원만 남겨줬다고 하더라"고 말하자 A씨는 "그때는 다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녹취록에는 업무추진비에 대해 "국장실도 했고, 과도 몇 개냐"며 당시 성남시 비서실이 여러 부서 업무추진비를 당겨썼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담겼다고 신문은 전했다. A씨는 신문의 물음에 "2016~2017년 당시 행사가 있어 참석자들에게 부서 업무추진비로 점심을 대접하려 했는데 '비서실 거라 쓸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식사 제공을 포기했다"는 에피소드도 밝혔다.

    배소현 씨에 대해 A씨는 "(이 후보가) 시장이 되면서 (비서실에) 데려와 있는 사람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배씨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을 지냈던 2010~2017년 시청 7급 공무원으로 들어와 최근까지 김혜경 씨 수행을 맡아온 인물이다.

    배씨의 업무는 2012년 2월22일 열린 성남시의회 행정기획위원회 2차 회의에서 처음 밝혀졌다. 당시 박완정 새누리당 시의원은 윤기천 당시 성남시장 비서실장에게 "배씨는 시장님 대신 사모님이 행사를 갈 때 공식 수행하는 친구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실장은 "전부 가는 것이 아니고 시장님께서 가셔야 할 행사 중에"라고 했다.

    이틀 뒤 열린 성남시 의회 본 회의에서 박완정 의원은 "배씨의 업무가 '의전수행'이라고 또렷이 기재되어 있다"며 "이를 보고 성남시 행사 때마다 시장 부인을 따라다니며 밀착수행하던 배씨가 성남시 공무원이었다는 것을 알게 돼 깜짝 놀랐다"고도 지적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네거티브"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소현, 부서 업무추진비로 이재명 부부 음식 샀다" 제보도

    배씨가 성남시 타 부서 업무추진비를 이 후보 부부 의전에 사용했다는 주장은 지난 18일에도 나왔다. 이날 조선일보는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 의원이 받은 제보를 인용, 배씨가 성남시에서 부서 업무추진비를 대부분 가져다 썼다고 했다. 성남시 각 국장과 과장에게는 매년 몇백만원씩 '시책 추진 업무추진비' 예산을 배정하는데, 특정 부서 예산 대부분을 배씨가 가져다 쓰고 해당 국·과장은 몇십만원만 쓸 수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성남시의 한 부서는 2016년 800만원, 2017년 870만원의 업무추진비가 배정됐다. 당시 해당 부서 과장에게 사실 여부를 묻자 "근무 당시 나는 업무추진비를 단 한 푼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