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러시아 공개적 지지 국가는 중국·북한·이란…모두 반미 국가FT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 러시아·중국 등 반미 국가들 연대해 미국 패권에 도전”
  • ▲ 2019년 4월 러시아-북한 정상회담 당시 악수하는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9년 4월 러시아-북한 정상회담 당시 악수하는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나 한반도와 우크라이나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은 러시아와 중국 등 반미연대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北외무성 “임천일 부상, 마체고라 대사와 양국관계, 한반도와 우크라이나 정세 논의”

    북한 외무성은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임천일 부상이 7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쌍방은 조러(북한-러시아)관계 문제와 상호 관심사로 되는 지역 및 국제정세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앞으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협조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북한 외무성은 설명했다. 

    이어 “쌍방은 우크라이나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에 관한 국제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국제무대를 비롯해 쌍무협조(雙務協助) 강화에서의 쌍방 이해관계와 그 방향으로의 실천적 조치들을 취할 요의가 있다는 점을 확언했다. 아울러 회담에서 대사관들과 쌍방 외무성 담당국 수준에서의 외교접촉을 밀접히 해 나갈 의향이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임천일 외무성 부상과 마체고라 대사 간 회담은 북한 측의 제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지난 7일 SNS에 밝혔다.

    북한, 왜 우크라이나에…FT “우크라이나 사태 본질은 미국에 대한 반미연합의 도전”

    러시아 대사와 한반도·우크라이나 정세를 논의했다는 북한 외무성 발표를 두고 국내 언론들은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도 교역을 재개하는 등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그런데 지난 1월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은 러시아와 중국 등이 연합해 미국 패권에 맞서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신문은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세계가 미국 일극패권(Unilateral Dominance)체제라고 본다. 두 나라는 이를 다극체제로 바꾸고 싶어 한다”며 “현재 러시아는 중국을 믿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벌일 태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할 것이라고 경고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꿈쩍도 하지 않는 이유는 제재를 당해도 중국이 도와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중국과 러시아가 추구하는 ‘다극패권체제(Multilateral Dominace)’가 미국, 중국, 러시아가 세계 패권을 나눠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그 경제규모나 인구 등을 고려해 구소련 지역에 대한 패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고, 중국은 태평양에서의 패권을 차지하려 한다는 설명이었다. “대서양의 패권은 미국이 갖고, 태평양의 패권은 미국이 중국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게 중국의 생각”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이 태평양 패권을 갖는다는 말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철수하고, 동남아 국가들은 남지나해와 동지나해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을 포기하고 중국 영향력 아래에 들어가며, 미국은 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함께 서태평양 일대에만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이런 중국의 주장에 호응하는 태평양 국가는 현재 러시아와 북한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