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00, RE100, Aliback 오락가락… "이즈백은 알아도 알이백은 처음" 냉소적 반응"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이상한 용어" "아는 척" "준비한 단어" 이재명에 거부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밤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진행된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이동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밤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진행된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이동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TV토론에서 'RE100' '택소노미' 등 다소 생소한 용어들을 거론하자 온라인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발언이 "유권자에게 매우 무례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재명, 토론서 'EU택소노미' 'RE100' 등 언급

    이 후보는 3일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후보 방송3사(KBS·MBC·SBS) 합동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를 향해 "RE100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물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윤 후보가 "RE100이 뭐죠?"라고 하자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 100%"라고 답했다. 이에 윤 후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EU택소노미라는 새로운 제도가 논의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원전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라고 물었고, 윤 후보는 ""EU 뭐라는 것은, 저는 들어본 적 없다. 가르쳐 달라"고 부탁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EU택소노미는 녹색 분류체계"라며 "여기에 원전을 포함시킬 것이냐 말 것이냐 논란이고, 녹색 에너지를 인정할 것이냐 말 것이냐인데 우리나라는 어디에 지을 것이냐, 핵폐기물을 어디에 지을 것이냐 주요 의제여서 두 가지 해결되지 않으면 녹색 에너지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생 "나도 몰라서 Aliback 검색"

    이 후보가 이 같은 용어를 TV토론에서 사용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RE100이 뭐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토론이 끝날 무렵 "RE100이 뭐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나도 몰랐음 ㅠㅠ" "나도 몰라서 Aliback 검색하고 있었음" "R200인 줄"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게시글에는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이상한 용어 어디서 주워 듣고 사람들한테 너 이거 모르지? 이건 말이야~ 하면서 아는 척하는 것 같음" "이재명이 준비한 단어 같다. 대장동 얘기 100퍼 나올 테니까 대중들이 대장동 말고 물고 뜯고 씹을 떡밥으로 들고 나온 것 같다. 다른 커뮤니티도 이 얘기로 가득한 거 보니 이 부분은 성공했다. 이재명이" 등의 반응을 보였다. 

    포항공대·연세대·카이스트 등의 커뮤니티에는 "진로 이즈백은 알아도 알이백은 처음"이라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엘리트 정당인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이제 엘리트 정당인가?"라며 "이재명 후보가 RE100을 어떻게 대응하겠느냐고 앞도 뒤도 없이 물은 것은 토론을 보는 다수 유권자들에게 매우 무례한 질문"이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은 자꾸 이렇게 중요한 의제를 자신들만의 은어처럼 만들어버리고 있다"며 "그들이 은근히, 아니 이제는 노골적으로 보이는 '이런 것도 모르냐'는 식의 태도가 탈탄소 의제의 가장 큰 적"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 같은 논란에 "RE100 문제는 단어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전환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350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해서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되지 않은 물품을 생산, 공급하지 않겠다고 해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가장 강력한 중요 과제"라며 "이것을 국민들께서 모르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전환 시대에 국가경제를 설계하는 입장에서 이것을 모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