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안보전문가들,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대비해 요격·방어 관련 여러 의견 제시이언 윌리엄스 “극초음속 미사일 쏘기 전에 사보타지·타격 등 ‘발사의 왼편’도 고려해야”브루스 베넷·안킷 판다 “현재 역량으로 탐지·요격 매우 어려워… 새로운 요격체계 도입해야”
  • ▲ 북한이 두 차례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왼쪽은 지난 1월 5일, 오른쪽은 지난해 9월 28일 발사 장면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두 차례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왼쪽은 지난 1월 5일, 오른쪽은 지난해 9월 28일 발사 장면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 미국 안보전문가들이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몇 가지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현재 수준이 아니라 향후 발전 가능성을 우려하며 한국군의 요격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문가는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을 방해했던 오바마정부의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전략을 쓰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언 윌리엄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쏘기 전부터 방해해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이언 윌리엄스 미사일방어 프로그램 부국장은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의 개발을 완료하고 발사하기 전에 미리 막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 국장은 “아시다시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끝내기 전 단계에서 방해하는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우리가 ‘발사의 왼편’이라고 부르는, 사보타지 등을 통해 미사일 개발과 발사 자체를 방해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이어 “또한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시도하기 전에 우리 쪽에서 선제타격해서 무력화하는 방안도 이런 전략(발사의 왼편)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브루스 베넷 “초수평선 레이더 등 지금보다 나은 요격체계 필요해”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쏜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를 방어하려면 지금보다 나은 요격체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며 “첫째는 저고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 두 번째는 이를 격추할 수 있는 신형 요격체계”라고 설명했다.

    고도 100㎞의 포물선 궤도로 비행하는 스커드C 같은 미사일은 우리 군도 포착할 수 있다. 반면 10㎞ 내외 고도에서 궤도를 바꾸며 날아오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의 레이더로 추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극초음속 미사일처럼 저고도 비행을 하는 발사체를 포착·추적할 수 있는 ‘초지평선 레이더(OTH·Over The Horizon Radar)나 항공기 기반 레이더(Aircraft base radar)를 개발·도입해야 한다고 베넷 선임연구원은 강조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또 “30~70㎞로 고도를 낮춘 극초음속 미사일에서 분리된 탄두는 마하 5(시속 6120㎞) 이상의 속도로 활강하며 변칙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요격이 매우 어렵다”며 “현재 한국군이 보유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중 일부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이를 뛰어넘는 성능을 가진 요격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킷 판다 “고도 50㎞ 이하 활강하는 미사일, 요격 어려워”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 또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탐지·추적과 이를 요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그들의 주장처럼 극초음속 활공체(HGV)가 아니라 유도 가능 재진입체(MaRV)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고도 150~50㎞ 고도에서 떨어지는 미사일은 요격할 수 있지만 50㎞ 이하 고도에서 활강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요격이 어렵다”며 “이를 막으려면 추적·감시체계를 포함해 기존의 미사일방어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베넷 선임연구원과 유사한 진단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