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업무보고 때 북한 SLBM 발사 가리켜 “주권과 국민에 위해가 발생할 때만 도발”美국무부 “위협 수준에 따라 도발의 정도 규정”… 유엔 주재 美대사 “北의 무모한 도발”
  • ▲ 지난 23일 열린 국방부·통일부·외교부 2022년 합동업무보고 브리핑. 이 자리에서 국방부는
    ▲ 지난 23일 열린 국방부·통일부·외교부 2022년 합동업무보고 브리핑. 이 자리에서 국방부는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도발이 아니라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방부가 지난 23일 정부 합동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두고 “도발이 아니라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우리는 위협 강도에 따라 도발을 정의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합동 업무보고에서 “北 SLBM 시험발사는 위협”

    지난 23일 서울 삼청동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국방부·외교부·통일부 2022년 합동 업무보고에서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은 “도발이란 주권과 국민에 대한 위해가 분명할 때 쓰는 표현”이라며 “북한 SLBM 발사에 대해서는 군사적 위협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장관도 지난 10월21일 국회에 출석해 북한의 신형 SLBM 발사를 두고 “피해가 있어야 도발”이라며 ‘위협’이라고 주장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국회에서 거론된 북한 SLBM은 지난 10월19일 시험발사한 신형으로 비행거리 등을 보면 한국을 겨냥한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美국무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규탄… 위협 정도에 따라 도발 정의”

    국방부의 이런 주장에 미국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북한은 지금 불법적인 무기실험을 정상화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9월부터 한국과 미국이 자신들의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는 것을 ‘이중기준’이라고 비난하며 이를 철회해야 ‘종전선언을 위한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억지를 부렸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10월20일(이하 현지시간) 유엔 긴급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이 저지른 일련의 무모한 도발 가운데 가장 최근의 것”이라며 북한이 전날 신형 SLBM 발사한 것이 ‘도발’임을 분명히 했다.

    미 국무부는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을 향한 위협수준(degree of threat)에 따라 도발의 정의를 조정하는 접근법을 취한다”고 답했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이 발표에 따른 정확한 설명은 한국 측에 문의하라”고 밝혔다. 

    방송은 “국무부가 동맹국의 평가를 직접 반박하지 않으면서도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실험을 정상화하려는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美국무부 “북한에 관여하는 방법, 한국·일본과 논의”

    한편 “한국 외교안보 부처들이 내년 핵심 업무과제로 ‘종전선언’을 제시했다”는 방송의 지적에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에 가장 잘 관여할 방법에 대해 한국·일본, 그리고 다른 동맹국·협력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방송은 “‘종전선언’에 관한 견해를 물을 때마다 국무부는 ‘북한에 대한 관여’라는 포괄적 목표를 전제하며 일본을 반드시 거론한다”면서 “일본은 1953년 7월 체결한 정전협정 서명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