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시사직격 모니터링…"'친여성향' 두드러져"국민감시단 측 "제대로 된 검증보다 '특정후보를 민다'는 느낌 강해"
  • ▲ KBS1TV '시사직격 - 대통령과 사람들' 방송 화면 캡처.
    ▲ KBS1TV '시사직격 - 대통령과 사람들' 방송 화면 캡처.
    여야 대선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을 검증해보겠다며 2회에 걸쳐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한 KBS1TV '시사직격 - 대통령과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관련 의혹은 부각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관련 의혹은 해명 위주로 편집하는 등 뚜렷한 '친여성향'을 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공영방송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대학생들이 연합한 '20대 대통령 선거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이하 국민감시단)'은 "지난 10일과 17일 방송된 '시사직격'을 모니터링한 결과, 윤석열 후보보다 이재명 후보에게 더 유리하도록 기획·방송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프로그램 진행은 물론 방송에 사용한 시민 인터뷰도 편파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국민감시단은 "이 프로그램은 도입부터 시민 인터뷰가 현저히 불균형하고 편파적이었다"며 "먼저 이 후보에 대해서는 '순발력이 좋다', '추진력이 좋다'는 긍정적 인터뷰와 '내로남불'이라는 부정적 인터뷰를 각각 6명 대 6명으로 균형 있게 배치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윤 후보에 대해서는 긍정적 인터뷰는 2명에 불과했고, '부인 학력 위조', '장모 부동산 투자', '고발사주 의혹' 등 부정적 인터뷰를 무려 7~8명이나 편집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각하게 조장했다"고 평가했다.

    국민감시단은 "두 후보의 지지율이 비슷하거나 전반적으로 윤 후보가 다소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처럼 불균형하고 편파적인 편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KBS가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로 작정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李 의혹은 '해명' 위주‥ 尹 의혹은 '더 파고들어' 방송

    국민감시단은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도 매우 편파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국민감시단은 "'시사적격'은 이 후보에게 제기된 다양한 의혹들을 더 깊게 취재하기보다 이 후보 측의 해명 위주로 검증 방송을 진행한 반면, 윤 후보에 대해서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의혹조차 집요하게 파고드는 등 편파성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국민감시단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 편에서는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제 △백현동 의혹 △조폭 연루설 △변호사비 대납 △개방형 인사제 남용 문제 등 5가지 의혹이 제기됐는데, 스튜디오에 출연한 박천대 이재명 캠프 수석 대변인이 매 건마다 일일이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검증을 위해 나온 김준일 뉴스톱 대표가 한 차례 추가 의문을 제기했으나 사회를 맡은 임재성 변호사는 한 번도 이 후보 측의 해명을 반박하지 않았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고발사주 연루 △장모 봐주기 수사 △부인 김건희 씨 의혹 △장모 비리 의혹 등이 제기됐는데, 해명을 위해 출연한 원일희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해당 의혹들을 반박하자, 임 변호사와 김 대표가 거의 매 사안마다 재반박하는 모습을 보여 상대적으로 윤 후보 측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또한 대장동 사건의 경우, 이 후보가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은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고 '초과이익 환수제'만 이슈로 다룬 반면, 윤 후보 장모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봐주기 수사 의혹' 등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윤 후보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는 식으로 불균형한 진행이 이어졌다.

    이어 해당 의혹들에 대해 이 후보 측의 답변은 직접적인 해명 위주로 편집한 반면, 윤 후보 측의 답변은 의혹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간접적인 해명 위주로 편집했다.

    이에 국민감시단은 "이처럼 불균형하게 편집된 원일희 대변인의 답변은 '궁색하고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분석했다.

    '대장동 직접 연루 의혹' '김부선 논란' '형수 욕설' 등 주요 이슈 배제

    최철호 국민감시단 운영위원장은 "'시사직격'은 그동안 이재명 후보에게 제기돼 온 △대장동 직접 연루 의혹 △이 후보 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과 거짓말 △형수에 대한 욕설 △김사랑 씨 정신병원 강제 입원 연루 의혹 △총각 사칭 및 김부선 씨와의 간통 논란 △검사 사칭 건에 대한 거짓말 논란 등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며 "도대체 무슨 판단 기준과 근거로 이 후보의 자질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들을 모두 제외했느냐"고 물었다.

    최 운영위원장은 "어떻게 이런 방송이 간부들에 의해 승인되고,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이 회사의 특정 간부들이 특정당 후보에게 대놓고 줄을 서겠다고 작정하지 않고서야 이런 방송을 내보낼 수는 없다"고 개탄했다.

    최 운영위원장은 "'시사직격' 외에도 지난 11월 1일 이후 매주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다양한 편파방송 모니터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며 "지난주 취임사에서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강조한 김의철 KBS 사장과 경영진은 누가 이런 편파 방송을 기획하고 조장했는지 즉각 조사하고 결과를 내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공식 출범한 국민감시단에는 ▲KBS직원연대 ▲MBC노동조합 ▲공정방송을걱정하는시민의모임 ▲신전대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환경문화시민연대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공정보도감시단 ▲도농상생환경운동본부 ▲21녹색환경네트워크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좋은학교운동연합 ▲자유교육연합 ▲행·의정감시네트워크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민주주의이념연구회 ▲자유기업원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사)선진복지사회연구회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전국NGO연대 등 총 21개 단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