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테이블로 북한 끌어오는 데 역할 당부… 靑 "양제츠, 종전선언 추진 지지 의사"
  • ▲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양제츠 정치국원의 공산당 서열은 왕이 외교부장보다 훨씬 높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양제츠 정치국원의 공산당 서열은 왕이 외교부장보다 훨씬 높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중국 외교수장 양제츠를 만나 한미 간 종전선언 논의와 관련해 설명하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협력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양제츠는 언론이 있는 자리에서는 “한중 간 필요한 때 전략적 소통이 중요하다”는 말만 했다.

    서훈 “요소수대란 때 신속한 협조 감사… 종전선언 추진 도와 달라”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서 실장은 지난 2일 오후 5시 텐진의 한 호텔에서 중국 공산당 외교분야 서열 1위인 양제츠 정치국원과 회담했다.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의 회담 전 모두발언은 언론에 공개됐다. 서 실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논란이 일었던 요소수대란과 관련해 “중국정부의 신속한 협조에 사의를 표한다”며 “비슷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제 정세가 전환기적 상황으로 한반도와 역내 평화·안정이 매우 중요하며, 한중 양국 간의 소통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서 실장은 “한중 양국은 그동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해왔다. 양국의 달라진 위상 만큼이나 협력 범위와 수준 또한 더 확대해야 한다”고 기대했다.

    서 실장은 이어 “앞으로도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진지한 협력을 (중국정부에)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서 실장은 양 정치국원에게 “한미 간의 종전선언 논의가 진전됐다”고 설명하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오는 데 중국정부가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제츠 “서훈은 오랜 친구(老朋友)… 한중 간 제때 전략적 소통이 중요”

    이에 양 정치국원은 서 실장을 ‘라오펑요우(老朋友·오랜 친구, 주로 중국정부의 뜻을 잘 이해하고 대변해 주는 사람을 지칭)’라 부르며 “현재 국제 및 지역 정세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한중 양국이 제때 전략적 소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새로운 시기, 새로운 정세에서 중국은 한국과 우호를 튼튼히 다지고 협력에 초점을 맞춰 양국관계를 더 좋은 관계로 만듦으로써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지역과 세계 평화·안정, 발전을 촉진하는 데 더 크게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그러나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북한을 끌어내는 데 협력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靑 "양제츠, 서훈과의 회담서 종전선언 추진 돕는다 했다"

    반면 청와대는 3일 “서훈 실장과 양제츠 위원이 전날 텐진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과 한반도 비핵화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양제츠 위원은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종전선언 추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중국정부는 정전협정 당사자로서 종전선언 추진을 지지한다고 누차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안보전문가들은 중국이 주한미군 철수, 유엔사 해체 등 미국의 영향력이 한반도에서 사라지도록 만들기 위한 명분을 얻기 위해 종전선언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