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 혐의 소명, 증거인멸 염려"… 김만배·남욱, 서울구치소 수감정민용은 영장 기각… 법조계 "김씨 배임 인정으로 윗선 수사동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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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구속됐다. 검찰이 이번 의혹 관련 핵심 피의자 2명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윗선을 대상으로 한 수사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0시30분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김씨를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김만배·남욱 구속… 정민용은 "도망·증거인멸 염려 없다" 영장 기각검찰이 김씨의 배임 혐의 공범으로 지목한 남 변호사를 대상으로도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이들의 배임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됐고, 특히 김씨와 남 변호사가 말 맞추기를 한 정황 등이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다만 법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의 경우 "도망이나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하지 않았다.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김씨와 남 변호사는 구속영장 발부 직후 수감됐다.검찰은 이로써 지난달 14일 1차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21일 만에 김만배 씨 신병확보에 성공했다.앞서 법원은 김씨의 범죄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김씨를 대상으로 2차 구속영장 청구를 위해 대장동 의혹사건의 핵심인 배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왔다.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영장에는 배임 액수를 수천억원대로 적시했지만, 김씨 1차 구속영장에는 1100억원대, 2차 구속영장에는 '651억원+α'로 구체화했다.김만배·남욱 보완수사 뒤 20일 내 기소 예정… 법조계 "이재명 소환해야"검찰은 김씨와 남 변호사를 상대로 배임 혐의와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보완수사한 뒤 구속 기한인 20일 안에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이날 법원이 김씨의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성남시장을 지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등 윗선을 대상으로 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통화에서 "검찰 수사가 이제 전열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전날 '저희는 그분의 행정지침이나 시(市)가 내놓은 정책 등에 따라 공모를 진행한 것'이라는 김씨 발언을 언급하며 "그 말 자체로도 배임 소지가 충분하다. 결국 윗선으로 가는 수사, 이재명 후보 소환조사 수순으로 빨리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검찰은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곽상도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대상으로도 수사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씨 등은 곽 의원과 박 전 특검을 비롯해 정치권·법조계 유력인사들에게 사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로비를 벌인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