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요구한 종전선언 선결조건 ‘이중기준 철회’…“비핵화 요구하려면 한국도 군사력 유지 중단해야”
  • ▲ 한국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A 프리덤 나이트. 김정은이 싫어하는 무기라고 한다. ⓒ강민석 기자.
    ▲ 한국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A 프리덤 나이트. 김정은이 싫어하는 무기라고 한다. ⓒ강민석 기자.
    북한 대남선전매체들이 대남비난 논평을 통해 종전선언과 비핵화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내건 ‘이중기준 철회’가 무엇인지를 설명했다. 한 마디로 “북한 비핵화와 한국군 무장해제를 맞바꾸자”는 주장이다.

    우리민족끼리, 한국군 도입 장비 일일이 열거하며 비난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일 한국군이 도입한 신형 무기와 장비들을 일일이 열거한 뒤 “자멸적 후과(나쁜 결과라는 북한말)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5년 동안 남조선 군부는 국방예산을 연평균 6.5% 증액하면서 첨단장비 구입과 개발 놀음에 혈안이 되어 날뛰었다”며 “무장장비 도입과 개발 책동에 광분하고 있는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행태는 머리카락 뒤에서 숨바꼭질한다는 말과 잘 어울인다”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어 한국군이 최근 수 년 간 도입한 장비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공중급유기 4대,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4대, F-35A 스텔스 전투기 30대 등 해외에서 도입한 무기와 함께 국내에서 개발한 지대공 요격미사일 ‘천궁-2’,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4’, 초음속 순항미사일, ‘현무’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고위력 탄도미사일 등을 언급한 우리민족끼리는 “이 외에도 재래식 무장의 현대화 사업.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개발되는 무기까지 열거하자면 실로 끝이 없다”고 한국군을 비난했다.

    ”한국군 군사력 강화는 정세 불안정과 남북 간 군사적 대결 부추기는 망동“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시기 남조선 군부는 앞에서는 평화 타령을 늘어놓으며 마치 자기들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듯 생색을 냈다”며 “그러나 뒤로는 첨단무기 도입·개발 책동에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탕진하며 동족대결의 칼을 갈고 있으니 세상에 이런 위선자들이 또 어디 있으며 파렴치한 이중적 행태를 어디서 찾아볼 수 있느냐”고 한국군을 비난했다.

    매체는 이어 “남조선의 군사력 강화는 뼛속까지 체질화된 반공화국 적대감의 집중적 표현으로서 정세 불안정과 남북 간 군사적 대결을 부추기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라며 “제 도끼에 제 발등 찍힌다는 말처럼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위험천만한 군사력 강화 시도는 온 겨레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며, 기필코 자멸적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한국군을 거듭 비난했다.

    “북한에 대한 편견적 시각 철회하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 선결과제”

    우리민족끼리의 한국군 군사력 증강 비난의 배경은 다른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메아리’는 같은 날 대남비방 논평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을 철회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밝은 앞날을 열어나가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중대 과제”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북한의 사상과 이념, 체제에 대한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이며 주관적인 인식과 편견이 남조선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며 “북한이 하는 모든 일을 무조건 나쁘게 보려는 경향이 보수 세력들뿐 아니라 정치권을 비롯해 적지 않은 사람들 속에 고질병처럼 만연돼 있다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 사람들의 진짜 얼굴이 빨갛고 머리에 뿔이 돋은 악마라고 생각하던 때가 그리 먼 옛날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北의 주장 “우리 핵무장, 한국 신무기 도입처럼 누구나 하는 의무적 활동”

    매체는 이어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보편적 활동도 북한이 하면 나쁜 것이라고 떠드는 이중적 태도, 자주독립국가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적인 활동마저 북한이 하면 도발이라고 매도하는 남측의 대결적 입장의 바닥에는 북한에 대한 해묵은 편견과 그로 인해 생산되고 축적된 병적인 혐오와 적대감이 놓여 있다”며 “동족을 바라보는 남조선의 편견적인 시각을 문제시하며 그 철회를 요구한 공화국의 요구는 천백 번 옳고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와 ‘메아리’의 주장을 엮어 보면,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신형 SLBM, 초음속 순항미사일, 핵무기 개발 등은 한국이 F-35A와 글로벌호크, ‘현무’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과 같이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보편적인 주권활동”이므로 이를 문제 삼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북한에게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 중단을 요구하려면 한국 또한 모든 군사력의 유지 및 개선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