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도지사 사퇴 기자회견… "1억 개의 눈과 귀, 5000만 개의 입이 본질 뚫어볼 것" "시장님 얘깁니다"… 유한기 전 본부장, 황무성 초대 사장 사퇴 종용 '녹취록' 나와"정(진상) 실장도 그러고 유동규도 그러냐" 황 사장 되묻자… 유한기 "그렇다" 시인"오늘 (사직서) 안쓰면 박살" 유한기, 14번 종용… 사퇴 종용한 날 화천대유 설립돼"성남도공 사장은 성남시장이 임명"… 野 "황무성-유한기 박살낼 수 있는 건 시장 "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도지사 퇴임 기자회견을 마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도지사 퇴임 기자회견을 마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측근들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의 사퇴를 종용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관련 "일부 세력들이 지엽 말단을 조작하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녹취록에 "시장님(이재명 후보)의 명을 받았다"는 언급과,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해당 사건과 연관성을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이재명 "'황무성 왜 그만두지?' 아쉬웠던 기억 난다"

    이 후보는 2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지사직 사퇴선언을 위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황 전 사장 사퇴 압박 녹취록'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기자가 "정진상 실장이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사전에 인지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본질과 줄기를 제외하고 빼고, 일부러 지엽말단을 조작하거나 지엽말단을 뒤흔들어서 본질과 줄기를 숨기려 하는 시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1억 개의 눈과 귀, 5000만 개의 입을 가지고 계신 우리 국민 집단지성체는 그 속에서도 본질과 줄기를 꿰뚫어볼 것"이라고 강조한 이 후보는 "지엽말단을 통해서 국민들의 여론을 조작하는 일부 세력들의 시도에 대해서 엄한 질책과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 이후에도 같은 질문에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성남에서 가장 큰 산하기관이지만, 황무성 사장이 공모로 뽑혔을 당시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며 "황 전 사장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왜 그만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앞서 채널A는 24일 유한기 전 성남시 개발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40여 분 분량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사 직원들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유투'로 불리며 '유원'으로 불린 유동규 전 성남시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 내 2인자로 불렸다고 한다. 

    野 "오늘 사직서 요구하는데 시장 지시 안 받았을 리 있나"

    녹취록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을 향해 "사직서를 쓰라"고 14차례 독촉하며 "오늘 써야 한다. 아니면 박살 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명령을 받아서 사퇴를 종용하는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유 전 본부장은 "아이 참,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니냐"며 "대신 저기 뭐 시장님 얘깁니다. 왜그렇게 모르십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전 사장이 사퇴 종용의 배후를 물으며 "정 실장도 그러고, 유동규도 그러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렇다"고 인정했다. 정 실장은 이 후보의 그림자로 불리는 정진상 전 정책실장이다.  

    공교롭게도 유 전 본부장이 사퇴를 종용한 날은 화천대유의 설립일과 겹친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민간 사업자 공모지침서를 배포하기 불과 일주일 전의 일이다. 

    황 전 사장은 사퇴 종용을 받은 2015년 2월6일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야당은 결국 이 같은 사퇴 압박 배경에는 이 후보가 있었다고 의심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시장이 임명하는 자리인데 당장 오늘 사직서를 내라고 요구하면서 인사권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시를 받지 않았을 리 없다"며 "황무성 사장을 박살 내고, 사표를 받지 못한 유한기 개발본부장까지 박살 낼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시장 한 명밖에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