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北과 73차례 주고받은 암호화된 파일 담긴 공소장 입수… 송영길과 면담한 내용도 담겨네티즌 "공소장 내용 맞다면 대선 후보 사퇴해야", "北이 화천대유 의혹을 국힘 게이트라 한 것도 우연 아니야"
  • ▲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공안당국의 수사를 받아온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위원장이 지난 8월 18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공안당국의 수사를 받아온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위원장이 지난 8월 18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공작원의 지령에 따라 간첩활동을 했다는 이른바 '충북동지회' 관련자들이 북한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들에게 "문재인 정부가 평양 공동선언 이행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조선일보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충북동지회의 '범죄 알람표' 공소장에는 이들이 2018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73차례에 걸쳐 암호화된 파일을 북한과 주고받은 통신 내역이 담겼다. 충북동지회는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의 지시를 받아 간첩활동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 단체로, 지난달 16일 충북동지회 관련자 3명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고, 나머지 1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충북동지회, "이재명 진보적 인사… 대중들의 신뢰‧지지 높아지고 있다" 北에 보고

    공소장에 따르면, 작년 7월 18일 충북동지회 관련자들은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문화교류국에서 보낸 통신문을 통해 "이 지사가 민주, 진보, 개혁 세력의 대선 후보로 광범위한 대중조직이 결집될 수 있도록 본사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기를 제안한다"고 북한에 전했다. 이들은 북한과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북한을 '본사' 또는 '회사'라고 지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들은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기점으로 기사회생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진보적인 인사로 박원순 시장의 희생에 대한 충격에 더해 대중들의 신뢰와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 주자로 부각되고 있다"고 북한에 전달하기도 했다고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당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고, 이 지사가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 무죄 취지 파기환송 선고를 받았을 때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 8월 5일 이들의 보고에 대해 "이재명이 대선 후보로 나서자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본다"면서 "그가 당선되면 회사(북한)에서 바라는 통일대통령으로 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도 아직은 결론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회신했다. 그러면서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일단 주시해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현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문제의식 느낀다고 답변…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해당 매체는 충북동지회 관련자들이 작년 10월 25일에는 당시 송영길 국회 외교위원장을 만나 나눈 대화를 북측에 전달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2020년 10월 20일 송영길 (국회) 외통위원장을 접견하고 통일 밤묘목 100만그루 북녘 이송을 위한 방북단 조직과 대규모 통일 밤묘목 단지 조성 등에 대한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며 "(송 의원에게서) 현 정부의 공동 선언 이행에 대한 미온적 태도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관련 내용을) 조직해 보자는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북한에 보고했다.

    "민주당 뭐하는 곳이길래 저런 후보 내나… 이재명 후보 취소해야"

    이에 네티즌들은 "민주당은 뭐하는 곳이길래 저런 후보를 내는가"라고 물으며 "저건 공소장에 명시된 내용이다. 당장 후보 취소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얼마 전 북한 뉴스에 화천대유는 국힘 게이트라고 나온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고 지적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이 밖에도 "북한이 누구를 욕하고, 누구를 칭찬하는지 보면 뻔하다" "북한 지령은 또 뭐냐, 이렇게 총체적으로 흠 많은 인간은 처음본다" "상상 그 이상이다. 상상도 못한 곳에서 의혹이 막 터져나온다"는 등의 질타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