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이재명 관련성 부인…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녹음, 편집" 정영학 깎아내려"천화동인1호 절반은 그분 것" 발언에 대해서는… "사업자 갈등 막으려 한 것" 해명도
  •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김만배 씨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출석 중인 모습. ⓒ강민석 기자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김만배 씨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출석 중인 모습. ⓒ강민석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한가운데 선 김만배 씨가 12일 '화천대유'는 자신의 소유라며, 검찰에 배당금 배분 등과 관련한 녹취록을 건넨 정영학 회계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11일 오전 9시48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약 14시간의 조사를 받고 이날 0시27분쯤 청사 밖으로 나온 김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천화동인1호는 내 것"… 검찰 출석 전후로 같은 대답 강조

    김씨는 화천대유의 관계사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 "(천화동인1호는) 의심의 여지 없이 화천대유 것"이라며 "화천대유는 내 개인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검찰 출석 때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천화동인1호의 실소유주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바로 저"라고 대답했다.

    천화동인1호는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가 100% 소유했다. 하지만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파일에 '김씨가 전체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 있다고 알려지면서 '실소유주 논란'이 불거졌다.

    또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9일 검찰에 낸 자술서에서는 천화동인1호의 실소유주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을 지목했다. 

    정 변호사는 진술서에서 지난해 10월 유 전 본부장이 자신에게 이혼자금을 빌려 달라고 부탁하면서 천화동인1호가 자신의 것이며 김만배 씨에게 차명으로 맡겨 놓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이와 관련 "유동규가 김만배에게 700억원을 받기로 합의했고, 곧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진술서에 담은 것은 알려졌다.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로는 유 전 본부장과 제3의 인물일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일각에서는 '그분'이라는 호칭으로 미뤄 볼 때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포함한 정치권 유력 인사가 천화동인1호의 실소유주 아니겠느냐는 의심도 있다. 

    이 때문에 김씨가 자신을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하며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씨는 정 회계사와 관련해서도 일관된 견해를 유지했다. "정영학과 한 번도 진실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고 밝힌 김씨는 "왜냐하면 정씨가 과거 사업자 2명이 구속될 때 역할을 했고 언젠가 이런 일이 또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씨는 앞서 자신이 ‘천화동인1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했다는 의혹에 "내 쪽으로 사업자 갈등이 번지지 않게 하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소유주 정 회계사 등과 돈문제로 갈등을 벌이던 상황에서 분배에 관한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만배, '정영학 녹취록' 신빙성 깨려 하나

    김씨는 검찰 출석 때도 "지금 제기되는 의혹들은 수익배분 등의 과정에서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녹음하고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라며 정 회계사를 비판했다. 

    김씨의 일관된 정 회계사 비판을 두고 일각에서는 김씨가 녹취록의 신빙성을 깨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이 녹취록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자신을 중심으로 한 로비 의혹이 정·관계로 순식간에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도 "녹취록 내용은 대부분 허위이거나 부풀려졌고, 정 회계사가 짜깁기해 진의가 와전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대여한 473억원의 용처와 관련해서는 "과거에도 설명했듯 초기 운영비 혹은 운영 과정에서 빌린 돈을 갚는 데 사용했다"며 "계좌를 통해 다 밝혀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사 경비 영수증으로 끊을 수 없는 부분이 있어 그렇게 했다"며 "불법적으로 사용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화천대유 내에서 권순일 전 대법관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법조 관련 인수합병(M&A)을 하나 하려 했는데, 거기에 도움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김씨가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의 추가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녹취록을 제출한 정 회계사나 수감 중인 대장동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질신문을 가질 수도 있다. 

    검찰은 김씨를 조사하면서 유 전 본부장도 불러 조사했으나, 김씨와 대질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