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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이규민 의원직 상실이 언론탓? 송영길의 이상한 궤변

특혜·특권으로 무장한 입법 권력자들, 남 탓만 하지 말고 자기 눈의 들보부터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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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04 14:45 | 수정 2021-10-04 14:45

▲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지난달 30일 당선 무효형이 확정됐다. ⓒ뉴데일리

친문 주도로 국회 본회의 강행처리가 예상됐던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올해 안 국회통과가 사실상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막판에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연말 이후로 미루고 그 사이에 ‘언론미디어제도개선미디어특위’를 구성하여 추가로 논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특위 위원은 18명 여야 동수로 꾸리고 연말인 12월 31일까지 활동하게 된다고 한다.

앞으로 대선일정 등을 생각하면 사실상 철회된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누가 알겠는가. 사정이 또 어떻게 급변해 여권이 돌발적으로 행동에 나설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각설하고 필자가 이번 글에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이 법안과 관련하여 여론을 호도하는 잘못된 발언을 한 사실이다. 송 대표는 국회처리 무산에 실망했을 친문 강성지지층을 의식했는지 말도 안 되는 비유를 들어 언론에 대한 강력한 규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옹호했다.

요지는 송 대표가 10월 1일 총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담은 공보물을 발송한 이규민 민주당 의원이 상고심에서 300만원 벌금형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것을 두고 “의원들은 선거운동 기간 중 조금이라도 틀린 얘기를 해서 벌금이 100만원 이상 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데 훨씬 큰 영향력을 갖는 언론이 버젓이 가짜뉴스를 보도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안 지는 것은 대단히 불공정한 일”이라고 주장한 대목이다.

이 사건은 이규민 의원이 상대후보였던 김학용 후보에 대해 ‘김 후보는 바이크를 타는데 의원 시절 바이크의 고속도로 진입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을 선거 공보물에 담았다가 의원직이 날아간 경우다. 이 의원 주장과 달리 김 후보가 발의한 법안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자동차전용도로에 대형 바이크의 통행을 허용하는 법안이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이걸 두고 “말 하나 단어 하나로 수많은 국민이 선출한 헌법기관인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그런데 이 고속도로 기사를 당시 언론이 다 썼다고 한다. 이런 언론 책임은 어디로 가겠나”라고 언론 핑계를 댔다.

또 “언론 자신들도 잘못도 반성할 수 있어야 한다” “여든 야든 정치권을 비판할 때 언론이 내로남불을 지적, 비판하면서 스스로 자기 잘못은 시정 노력을 안 한다. 자기들 만큼은 예외라고 인정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발언은 요컨대 ‘언론도 똑같이 고속도로라고 했는데 이 의원만 의원직을 잃었으니 얼마나 억울한가’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송 대표 이 발언에 대한 소감을 말하면 집권여당 대표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수준 이하라고 생각한다. 우선 국회의원과 언론을 똑같은 기준으로 본다는 사실이다. 그 둘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은 권력자이고 언론은 그 권력을 지켜보는 감시자이다.

언론중재법 개정안 원점에서 검토해야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 면책특권과 급여, 각종 특혜성 세비, 항공기 비즈니스, KTX, 선박과 같은 교통요금 무료 등 200가지 넘는 특혜를 받지만 언론은 그런 혜택이 없다.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특혜는 입법 권력을 잘 사용하라는 의미에서 주어지는 혜택이다. 그렇다면 좀더 신중하게 철저하게 확인했었어야 했다. 국회의원이란 권력에 그만큼 막중한 책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그 부분에 소홀했다.

2심 법원은 이 의원에 대해 “발의된 법률안을 검색만 해봐도 사실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음에도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며 “상대방을 낙선시키고 자신이 당선되겠다는 사적 이익이 주된 동기”라며 유죄를 선고했다. 발의된 법률안 검색만 해봐도 확인할 수 있는 기초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입법 활동 잘 하라고 보좌진 월급까지 국가에서 챙겨주는데 그런 특혜를 받는 국회의원이 당선에 눈이 어두워 가장 기본적인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언론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 기본 자질이 의심되는 것이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탓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민주당은 툭하면 가짜뉴스 탓이라고 책임을 돌리는 정당인데 소속 의원들이 언제부터 언론을 그렇게 신뢰했다고 ‘언론도 그렇게 보도하지 않았냐’고 말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그리고 또 하나, 송 대표는 말 하나 단어 하나 잘못 썼다고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했는데, 이것도 완전히 틀린 말이다. 국회의원들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 평소에 온갖 거짓말과 허위사실들을 유포하는데, 송 대표가 말하는 케이스는 선거기간에조차 평소습관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다가 걸려 의원직을 잃은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마치 평소에도 거짓말 하나 할 줄 모르는 숭고한 자들인 양 호도하는데 어이가 없다. 또 송 대표는 언론이 자기 잘못을 시정할 줄 모른다고 하는데 이것도 지나친 비약이다. 오보하면 언론중재위에 제소당하고 방통위 심의에 걸리고 형사처벌도 받는데다 민사소송으로 배상한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평소에도 언론이 오보할 경우 받는 이러한 처벌을 받는데 거기다 징벌적손해배상을 더 얹어 아예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법이다.

송 대표가 말도 안 되는 이 의원 사건을 끌어들여 궤변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시 말하지만 친문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언론계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언론,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는데 선거 앞두고 무기한 강행처리를 할 수 없어 포기한 대신 그 정도의 립서비스로 강성 지지층을 달래려는 시도로 느껴진다는 얘기다.

이해는 한다. 그럼에도 국회의원은 평소 엄격하게 지적당하는데 언론은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넘어가기 힘들다. 실제 현실은 온갖 특혜와 특권의 국회의원들이 일부 언론의 일탈 그 이상으로 오히려 더욱 무책임하기 때문이다. 송 대표가 강조한 언론의 자기반성과 자기개혁 노력은 언론 뿐 아니라 송 대표를 포함한 입법 권력자들에게 더욱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덕목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것은 기왕 언론미디어제도개선미디어특위를 구성했으니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의견이 붙어 누더기가 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으로 고민해봐야 쓰레기더미에 쓰레기만 더 올리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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