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군·국방부, 영국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서 항모 운용 노하우 습득 기회에 관심 국방부 “이번 훈련은 한국-영국 간 협의한 훈련…영국-일본 훈련 때처럼 미국 관여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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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입항이 취소됐던 영국 항공모함 전단이 내일부터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진행한다. 한국군 관계자들은 이번 연합훈련 과정에서 영국 항공모함의 운용 노하우 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영국 항모 퀸엘리자베스함. F-35B를 탑재·운용하기 전의 모습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월 말 부산 입항 계획했다 취소…대신 동해서 한영 해상연합훈련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CGS21)은 당초 8월 말 부산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승조원 3700여 명 가운데 100여 명이 코로나에 걸리면서 질병관리청의 요구로 입항이 취소됐다. 한국과 영국 군 당국은 대신 8월 31일과 9월 1일, 동해 한국 측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군과 국방부에 따르면, 한영 연합훈련에는 항모 퀸엘리자베스함과 핵추진 공격잠수함 ‘아트풀’함, 구축함 2척, 호위함 2척, 지원함 2척이 참가한다. 한국 해군에서는 1만 4000t급 대형 수송함 독도함과 한국형 구축함, 잠수함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퀸엘리자베스함에는 10대의 미국 해병대 소속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탑재돼 있다.
양국이 실시할 훈련은 ‘해상 수색·구조훈련(SAREX)’이다. 공해상에서 인도주의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여러 나라 해군이 합동해서 인명 구조와 피해확산 방지 등을 하는 훈련이다.
국방부 “이번 훈련에 미국·네델란드 함정은 불참…우리 훈련, 영일 훈련과 같아”
한편 일각에서 “한국은 왜 영국 항모전단이 일본에서 미국과 함께 했던 훈련에는 참가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해군은 “이번 훈련은 한국-영국 양자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최근 일본에서 해상자위대, 주일미군 등과 훈련을 한 것은 그 주체가 미국이 아닌 영국과 일본이었다는 것이다. 즉 두 나라의 협의에 따라 훈련 내용이 정해졌다. 이번 한영 연합훈련도 마찬가지로 한국-영국이 주체가 되어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31일부터 우리 해군과 인도주의적 재난구호 위주의 해상 수색·구조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영국 항모전단에 참가 중인 미국·네델란드는 연합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군·국방부, ‘한국형 항모’ 계획서 참고할 만한 모습 볼 것으로 기대
해군과 국방부는 사실 연합훈련 보다 영국 항모에서 전투기를 운용하는 모습 등을 습득할 기회가 있다는 데 더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에 따르면, 영국 해군은 연합훈련 이외에도 한국군과 국회, 정부, 기업 관계자를 항모로 초청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형 항모’를 놓고 이탈리아와 경쟁 중인 영국 입장에서는 한국 측에 보다 근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를 반영하듯 주한영국대사관 무관 마이크 머독 준장은 “영국은 향후 몇 년 동안 아시아에 정기적으로 항모전단을 배치할 계획”이라며 “이는 한국과 영국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과 국방부는 한국형 항모를 2032년까지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항모 운용의 노하우 등을 배워야 한다. 그 전에 먼저 항모를 운용하는 현장부터 봐야 한다. 특히 영국은 미국이 아닌 나라로는 처음으로 F-35B를 운용하는 주체다. 한국형 항모에 F-35B를 탑재하려는 한국군 입장에서는 전투기 이착륙 및 관제 시스템, 운영·유지 등에 대해 영국 해군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