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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복 칼럼] 아프간이 주는 교훈… 文정권, 위험천만 '종북 실험' 중단돼야

美 "싸울 의지 없는 국가에 '군사원조' 불가" 선언… '자위 의지' 갖춰야 주한미군 안 떠난다

이동복 전 의원/신아시아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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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8-20 13:52 수정 2021-08-20 14:11

▲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주재 미국 대사관 밖에서 아프가니스탄 이주자들이 키르기스스탄 시민권 취득 또는 미국이나 캐나다로의 재정착을 요청하는 집회에 참여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8월 15일은 이제 한국인들만이 기억하는 날이 아니게 되었다. 76년 전인 1945년 한국인에게 ‘해방’을 가져다 주었던 8월 15일이 금년에는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나라가 뒤집히는 ‘천지개벽(天地開闢)’의 날이 되었다.

이슬람 민족주의 세력과 미국 및 러시아 등 외세들 사이에 여러 차례 나라 뒤집히기가 반복되어 온 아프가니스탄에서 1991년 미군에 의하여 축출되었던 탈리반(Taliban) 이슬람 반군이 20년 만에 미국이 지원하는 아슈라프 가니(Ashraf Ghani) 정권을 무력으로 몰아내고 수도 카불(Kabul)의 주인으로 복귀하는 정변(政變)이 발생한 것이다.

이날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Kabul)과 이 도시의 관문 하밋 카르자이(Hamid Karzai) 국제공항 그리고 두 곳 사이의 5km 구간에서 외국으로 탈출하려고 몸부림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에 의하여 전개된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아수라장은 지금부터 46년 전인 1975년 4월 30일 베트남 수도 사이공(Saigon)과 탄손누트(Tsn Son Nhat) 공항 그리고 그 사이의 6km 구간에서 연출되었던 광경의 판에 박은 재판(再版)이었다.

바다에 접하고 있던 사이공의 함락을 상징했던 광경이 탄손누트 공항에서의 혼잡에 더하여 해상(海上) 보트 피플의 참경(慘景)이었지만 4면이 육지인 내륙국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로부터의 광란적인 집단 탈주극은 일단 하밋 카르자이 공항 한 군데를 무대로 하여 펼쳐진 드라마였다.

예상을 초월한 급격한 사태의 전개에 기겁한 미국은 8월 15일 당일 5천여명의 해병과 특전 병력을 카불 공항으로 급파하여 아프가니스탄 체류 미국인들 및 가족과 그동안 미군에 대한 협력 경력 때문에 안전이 위태로워진 아프가니스탄인들의 항공기를 이용한 탈출을 지원하는 긴급 대응조치에 급급하고 있다.

8월 15일 당일의 혼란스러웠던 탈출극 이후에도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1만명 내지 1만5000여명의 미국인이 남아 있고 미국인들과 함께 탈출을 희망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이 8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8월 15일의 정변(政變) 일과(一過) 후의 시점에서 미국의 당면 과제는 이들을 무사하게 탈출시키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공표한 미군 철수 시한인 9월 1일 이후에도 하밋 카르자이 공항 지역에 대한 미군의 장악을 유지하여 “잔류자들을 전원 구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앞으로 카불에 등장할 새로운 탈리반 정권의 향배에 따라 많은 가변성이 예상되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처리가 복잡해지고 바이든 행정부의 앞날에 큰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미 탈리반이 장악한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동정과 이동은 물론 여성들의 활동을 이슬람 원리주의 교리에 입각하여 규제하고 임의로 인명을 살해하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아직 잔류하는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과 희망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출국에 앞으로 어떠한 제약이 가해 질 것인지는 물론 그들의 안전에 관하여 예측이 쉽지 않은 불확실성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아프가니스탄의 거의 전역이 탈리반에 의하여 장악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도 카불 서북쪽 힌두쿠시(Hindu Kush) 산맥의 판쉬르 계곡(Pansjshir Valley) 에서는 1990년대 후반 소련군을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한 탈리반을 상대로 무력 항쟁을 벌이다가 암살된 ‘북부연합(Northern Alliance)’ 맹주(盟主) 아마드 샤 마수드(Ahmad Sha Massoud)의 32세 짜리 아들 아마드 마수드(Ahmad Massoud)가 자신을 지지하는 과거 무자헤딘(Mujahedin) 회교 세력과 이번에 축출된 아스라프 가니 정권의 특수전 부대원들을 규합하여 탈리반에 대한 무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서방 국가들에 대해 무기와 자금 지원을 호소하는 광고를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에 게재하는가 하면, 가니 정권 부통령 중의 하나였던 암룰라 살레(Amrullah Saleh)가 자신이 “해외로 망명한 가니 대통령의 유고(有故) 기간 중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의 합법적 대통령권한대행”이라고 주장하면서 탈리반에 대한 무력 항쟁 참가를 선언하고 판쉬르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탈리반과 반대 세력 사이의 새로운 내전 상황의 가능성이 예고되어 있기도 하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전개 과정에서 부각된 특기할 만한 사실은 이 사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지배해 온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체제에 큰 상흔(傷痕)을 남기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피보호국인 아프가니스탄의 가니 정권을 너무나 손쉽게 포기했으며 그 결과 미국과의 동맹 관계에 대한 동맹국들의 신뢰성이 크게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바로 이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8월 14일 철군 결정을 공표하는 자리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하여 미국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 미군을 투입한 목적이 그해에 있었던 9.11 테러의 주범(主犯)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과 그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Al Quaeda)’를 처단”하는 제한적인 것이었으며 “그 목적은 10년 전에 충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그 뒤에도 그곳에 계속 미군을 파견하는 모순이 지속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아프가니스탄에 미군을 보내는 네 번째의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나는 나의 후임자가 그 다섯 번째의 대통령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년간에 걸쳐서 미국은 미국의 우수한 남녀 군인들을 파견하고 근 1조 달러를 투입하여 현대적 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공군력을 유지시키는 등 30만명의 아프가니스탄 군대와 경찰을 조직하고 훈련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미국의 이 같은 지원이 1년 또는 5년 더 지속되더라도 아프가니스탄 군대의 싸우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자신들의 나라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여 미국의 그동안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원조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비유하고 “나는 다른 나라의 내전의 중간에 미국이 무한정 군사적으로 끼어드는 것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안보 분야 핵심 관리들은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 및 유럽 주둔 미군을 감축하는 문제를 일체 고려한 일이 없다”고 서둘러 강조함으로써 혹시라도 이를 계기로 전반적 또는 특정 국가로부터의 미군 철수 또는 감축 논의가 제기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진화(鎭火)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한 상황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은 대만(臺灣) 근해에서 대규모 육ㆍ해ㆍ공 합동 상륙전쟁 기동 훈련을 실시하고 북한은 새로운 미사일 시험 발사 위협으로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무엇보다도 “전쟁 공포 조작”과 “위장 평화 선전”을 배합하여 한국과 대만의 여론을 교란시키는 심리전 공작을 전개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 같은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한국에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북한의 모든 ‘통일전선’ 공작에 동요함이 없이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한미 안보동맹을 확고하게 견지해 나가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하여 바이든이 강조한 “확고한 자위(自衛)의 의지”는 한미동맹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금언(金言)이다. 우리는 이미 6.25 전란을 통하여 확고한 “자위 의지”를 과시한 국민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델로스(Dellos) 동맹의 맹주로 이 동맹을 성공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군사적으로는 스파르타(Sparta)에 비해 약소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00년 동안 그리스의 평화를 유지할 뿐 아니라 페르샤(Persia)로부터의 안보 위협을 제압하는데 성공한 아테네(Athens)의 역사적 사례를 우리는 참고해야 한다.

특히 문재인(文在寅) 대통령과 그의 추종자들의 위험천만한 ’종북(從北)‘ 실험에 제동이 걸려야 한다. 바로 그 같은 관점에서 불과 7개월 앞으로 임박한 내년의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의 국민들의 현명하고도 지혜로운 판단과 선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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