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두기 4단계 격상, 저녁 6시 이후 2명까지 모임 가능… 직계가족·백신접종자 예외 없어
  •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16명을 넘어선 9일 오전 서울 서초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강민석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16명을 넘어선 9일 오전 서울 서초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강민석 기자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가장 강력한 4단계로 격상했다. 우한코로나(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델타형(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데 따른 조치다.

    코로나 사태 이후 거리 두기 최고 단계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단계 격상에 따라 수도권은 12일부터 2주간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는 등 사실상 '셧다운'에 들어간다.

    수도권, 12일부터 2주간 거리 두기 4단계 일괄 적용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장관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는 12일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를 일괄적용한다"고 밝혔다. 

    오는 주말이 이번 4차 대유행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정부는 지자체와 시설별 사전 준비기간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수도권에는 오는 12일 0시부터 25일 자정까지 2주간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다. 당초 정부는 서울만 4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경기·인천 등으로 인구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해 수도권 전체에 최고 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인천시 강화군과 옹진군은 지역 특성과 확진자 발생 상황 등을 고려해 2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거리 두기 4단계는 사실상 '모임'을 제한한다. 오후 6시 전까지는 4명까지 모일 수 있지만,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모임이 가능하다. 

    직계가족의 경우 8명까지 모일 수 있었던 것도 인정되지 않으며, 예방접종자 인센티브 적용도 제외한다. 동거가족, 아동·노인·장애인 등의 돌봄인력이 활동하는 경우와 임종을 지키는 경우에만 예외를 허용한다.

    대규모 행사와 집회는 모두 금지되고, 1인시위만 가능하다. 결혼식과 장례식은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 등 친족 49명까지 참석 가능하다. 종교시설은 비대면 예배만 가능하고, 직장의 경우 제조업을 제외한 사업장에 시차 출퇴근제, 점심시간 시차제, 재택근무 30%를 권고한다.

    유흥시설은 집합이 금지되고, 식당/카페·노래연습장·실내체육시설·학원 등은 오후 10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숙박시설은 전 객실의 3분의 2만 운영해야 한다.
  • ▲ 9일 오전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에게 의료진들이 우산을 나눠주고 있다. ⓒ강민석 기자
    ▲ 9일 오전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에게 의료진들이 우산을 나눠주고 있다. ⓒ강민석 기자
    "4단계 격상은 최후 조치… 확산 꺾을 마지막 기회"

    정부는 4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적용되는 2주간이 코로나 확산을 꺾을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4단계 조치는 가장 최후의 조치로서 모임·약속·외출 등을 최대한 줄이고 집에 머무르는 것을 의도하고 있는 단계"라며 "사회·경제적 피해가 수반되기 때문에 짧고 집중적으로 전개해서 2주 동안 유행을 꺾는 것이 최우선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가급적 사적모임은 자제하고, 퇴근 후 바로 귀가하는 등 외출을 자제하기를 요청한다"며 "현재 4단계 조치에서 사적모임 제한 등 정부의 규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모임과 약속을 최소화하고, 집에 머무르는 등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실천과 동참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8일 하루 1316명 확진… 9일 확진자 더 많을 듯

    한편 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1316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16만5344명이 됐다. 이는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던 전날 1275명보다 41명 많은 수로, 역대 최다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세웠다. 3일 연속 12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것도 처음이다.

    지역감염 환자는 1236명, 해외유입 환자는 80명이다. 일주일간 지역감염 확진자는 748명→662명→644명→690명→1168명→1227명→1236명으로, 하루평균 910.7명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495명, 경기 396명, 인천 72명 등 수도권에서만 77.9%(963명)의 환자가 나왔다. 비수도권 환자는 273명(22.1%)이다. 부산 53명, 충남 51명, 제주 30명, 대전 28명, 강원 23명, 경남 17명, 울산·대구 각 16명, 충북 13명, 경북 9명, 전북 8명, 전남 5명, 광주 3명, 세종 1명 등이다.

    오는 10일 발표될 9일 신규 확진자는 또다시 최다 규모가 돼 사흘 연속 최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9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본격적인 네 번째 유행이 진행되고 있고, 과거 유행보다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 오늘(9일)도 어제(8일)보다 확진자가 증가할 양상"이라고 말했다.